[긴급 진단] 식중독 ‘논란’ 풀무원푸드머스...유죄? 무죄?

2019-09-10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풀무원 단체급식·식재료 유통 계열사 ‘푸드머스’가 일으킨 전국적인 식중독 대란으로 인해 국민적 분노와 비난, 성토가 점입가경이다. 이에 더해 풀무원 식품은 물론 푸드머스 식재료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가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고, 피해자들의 병원비를 전액 보상키로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성난 여론과 민심과는 별개로 일각에서는 현행 법적으로는 향후 푸드머스는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돼 각별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사건 발생의 전말

이번 사건은 충청북도의 일부 학교에서부터 발생됐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일 도내 고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의 일부 학생이 해당 케이크를 먹은 뒤 복통·설사 등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더블유원에프엔비가 제조하고 풀무원푸드머스가 유통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섭취한 학생·교직원 가운데 1156명의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제품을 공급받은 급식시설도 전날 오후까지 152곳으로 발표됐으나 이날 오전에는 학교 169곳·유치원 2곳·풀무원푸드머스 사업장 12곳·지역아동센터 1곳 등 총 184곳으로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푸드머스가 공급한 '더블유원에프엔비'가 만든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은 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55개 급식소에서 2천161명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이 관련된 식중독 사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 원인식품으로 풀무원푸드머스가 공급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지목하고 유통금지 조치를 내리고 제조사와 유통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풀무원의 사과...하지만 협력업체에 떠넘기기 모습

사태가 확산되자 풀무원은 식약처 발표가 난지 반나절 만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사과문에는 풀무원 측은 문제의 제품이 '제조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것'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사과문에 따르면 ‘유통’만 했을 뿐 ‘제조’는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모습 일색이었다. 하지만 급식 업체와 학생들이 음식을 믿고 먹은 건 '풀무원'이란 기업이다. 더욱이 ‘바른먹거리’란 슬로건을 내세웠던 만큼, 식품 제조가 위탁돼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과 우려는 증폭됐다. 아울러 풀무원의 자회사와 해당 자회사들이 납품업체에 맡긴 식품 규모가 얼마냐는 것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통상 기업들은 제조 규모나 파이가 커지면 본사 공장이 아닌, 다른 하청업체에 수주를 준다. 물론 관리가 잘되는 업체들도 있겠지만, 직접적인 본사 소관이 아니다보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풀무원은 까다로운 주부들 사이에서 '좋은 식품을 만드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급성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면서 '맡기는 제조'를 늘려 바른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초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시간 피해상담센터 운영

사태가 점입가경인 가운데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가 학교 급식 케이크로 인해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고, 피해자들의 병원비를 전액 보상키로 했다. 10일 풀무원푸드머스는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으로 인한 식중독 의심 사고와 관련해 해당 제품의 유통 판매 업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또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식중독 의심환자의 치료비 및 급식중단 피해 보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유상석 대표는 “이번 식중독 원인을 식약처가 조사 중이지만 해당 제품을 유통한 회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회사 임원진이 학교와 병원을 방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현황을 파악하고 위로했다”며 “24시간 피해상담센터에서 피해 받은 분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일일이 접수 받아 피해보상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학생들의 치료비 전액과 급식중단에 따른 학교 피해에 대해 보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푸드머스는 식중독 사고 의심단계부터 운영해 온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에 '피해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푸드머스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위생과 내부안전기준을 재점검했다”며 “해당 제품의 원재료, 완제품에 대한 식중독 원인을 정밀조사해 식중독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생 및 품질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식중독 예방 전담부서를 신설할 것”이라며 “선진국이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품질안전관리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들끓는 민심과 별개로 ‘무죄’ 의견도 나와

성난 여론과 민심과는 별개로 현행 법적으로는 향후 푸드머스가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돼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무법인 예화 윤범준 변호사는 지난 2006년 CJ프레시웨이(舊 CJ푸드시스템)의 예를 들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 식중독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 변호사는 “냉동제품이라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식당에서 온도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여부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무작정 제조나 유통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협력업체의 잘못으로 최종 인정될 경우 제조업체 대표는 형사처벌도 받게 되겠지만 풀무원은 납품받은 것이라 무죄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윤 변호사는 “검수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겠지만 결국 소송을 통해 집행정지 신청하고 형사사건 결과를 받으면 풀무원 푸드머스의 경우 영업에 큰 지장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