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이어 8월도 ‘고용쇼크’...김동연 부총리, 정책 재점검 필요 첫 언급”

2018-09-13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에 대해 제조업 고용 부진에도 그나마 일자리를 지탱해 줬던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까지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음식·숙박업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청년(15~29세) 실업률도 치솟았다. 자영업자 경쟁 과열과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딘 점도 원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주도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전환 필요성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정책 재검토 의향을 내비쳤다. 다만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유지하되, 최저임금 등 일부 정책으로 한정해 실효성은 미지수다.

취업자 감소폭 8년7개월 만에 ‘최악’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고작 3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10년 1월 1만명 감소한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악 수준이다.

7월 5000명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최저점을 찍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인 7개월째 10만명 대에 머무르고 있다.

연령별로는 15∼29세 청년 취업자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만명, 30대는 7만8000명, 40대는 15만8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40대 감소폭은 인구 감소 폭(-10만7000명)을 넘어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후 26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는 조선업·자동차 등의 구조조정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5000명 줄며 지난 5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도매 및 소매업은 9개월째, 숙박·음식점업은 15개월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업률 두드러진 40대

15세~29세 청년 실업률은 10.0%로, 8월 기준 지난 1999년 기록한 10.7% 이래 최고로 찍었다.

실업자와 실업률이 두드러진 연령대는 40대였다. 실업자 4만3000명에, 29.8%로 집계됐다. 50대는 3만6000명(실업률22.9%), 30대는 2만6000명(13.9%), 20대는 2만5000명(6.5%) 등이었다.

체감실업률도 통계 작성 이후 최악 수준이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8%,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0%로 1년 새 각각 0.7% 포인트, 0.5% 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고용지표 악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전날(12일) 통계청 고용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8월 취업자는 건설 고용이 다소 개선됐으나 제조업 고용 부진, 서비스업 감소 전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용률이 지난달 60.9%로 1년 새 0.3% 포인트 하락했고 7개월 연속 낮아져서다.

15세 이상 인구수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취업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최저임금 등 정책 재점검 필요”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에 재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탄력근무제 단위 시간 조정,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등 시장에서 지속 제기된 이슈들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당, 청와대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속도조절, 수정·보완 언급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재점검을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고용증가율이 두 달 연속 1만명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청년실업률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설비·건설투자 등 각종 지표도 경기하락 국면을 예고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