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3조5천억원 투입해 美 실리콘 기업 인수..."글로벌 메이저 도약"
2019-09-13 정순길 기자
모멘티브 인수 후 계획은?
KCC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실리콘 사업과 쿼츠(quartz, 보석으로 사용되는 광석)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 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KCC는 이번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되면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 수준의 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다.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 기술을 독자 개발해 점진적인 시장 확대를 이어온 KCC가 미래성장 동력으로 실리콘 사업을 과감히 확대함으로써 종합 실리콘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기존 미국, 일본, 독일 기업 등이 주를 이루던 실리콘 업계에 한국의 KCC가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사업군도 모멘티브 인수로 주력 사업이 된 실리콘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는 물론 도료, 유리, 바닥재, 창호 등 종합 건자재와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매출 규모 2배로 ‘점프’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CC의 2017년 연결 회계 기준 매출액은 3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후 KCC는 두배에 가까운 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또 KCC그룹 전체 매출도 2017년 기준 5조7천억원에서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모멘티브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11억3800만 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3억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매출액은 약 13억3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총 매출액 규모는 약 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약 17% 성장한 것으로 매출총이익도 지난해 대비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KCC 전체 매출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모멘티브는 어떤 기업?
모멘티브는 실리콘, 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굴지의 특수소재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6년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PE가 제너럴일렉트릭(GE) 핵심 계열사이던 GE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인수 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다.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쿼츠 기업으로 꼽히며, 지난해 매출액은 23억3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주요 지역에 16개의 실리콘 생산공장을 포함해 24개의 공장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모멘티브 인수의 의미
KCC의 모멘티브 인수는 글로벌 탑클래스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한국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울러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소재 및 경량화 소재의 수요 증가 추세에 힘입어 향후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약 2-3%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약 80년에 이르는 오랜 기업 역사를 가진 만큼 축적된 기술 개발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유·무기화학을 아우르는 KCC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존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온 것에 더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빅 마켓으로 시장을 넓혀나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