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경제는 어려워 지는데”...경차 판매가 감소하는 이유는?

2019-09-17     남인영 기자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경기가 갈수록 팍팍해 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차라 불리우는 경차 판매량이 20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내수시장에서 경차는 모두 1만1068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기록한 1만1322대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판매량은 7만3177대로 조사돼, 이 역시 전년 동기 8만1864대 판매된 것과 비교해 10.6% 줄었다. 경차는 지난 2012년 연간 판매량 20만2844대가 판매되며 20만대를 돌파한 이후, 2014년 18만6702대, 2015년 17만3418대, 2016년 17만3008대, 2017년 13만8895대로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차는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GM)의 '스파크', 르노삼성차의 '트위지' 등 4종이다.

경차 판매량 감소...배경은?

녹록치 않은 국내 경황 속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경차가 증가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자동차업계에서는 소형 SUV 등의 출시에 따라 수요가 옮겨간 데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한 점 등을 꼽는다. 경차는 가격이 싼 데다 각종 세제상 혜택 또는 주차·통행료 할인 등이 있어 유지비가 저렴한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주행성능이나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기대만큼 연비가 높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적으로도 세단의 인기가 식으면서 SUV로 수요가 옮겨가는 양상"이라며 "거기에 경제 수준의 향상 등이 겹치며 경차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 양극화'도 주 원인

일각에서는 소득 양극화를 경차 판매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득 양극화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소득 상위 20% 가구 소득은 사상 최대폭인 10.3%(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반면 하위 20% 가구 소득은 오히려 7.6% 줄었다.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되면서 지갑 이 얇아진 이들이 경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단이 밀집해 있는 인천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남주안 대리점 강석근 소장은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중형차급 시장은 회복세지만 서민이 선호하는 경차 수요는 점점 줄고 있다”며 “특히 모닝은 세컨드 카로도 많이 활용되는데 이에 대한 교체수요도 대폭 감소했다”며 현장의 어려운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업무용 차량 구입을 꺼리는 것도 판매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강 소장은 “모닝이나 레이는 중소기업 업무용 차량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이들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일종의 설비투자인 차량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