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회의 결국 ‘불발’

자료 유출 논란 민주당, 심재철 위원직 사퇴 입장 고수

2019-10-01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국정감사 일정과 증인 채택의 건을 다루기 위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결국 1일 불발됐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정부 비인가 자료 불법 열람’ 논란으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재위와 쌍방 고발 상태인 심 의원이 기재위원을 사퇴하지 않으면 회의 자체를 열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이다. 여야는 1일 오전 각각 대책회의와 기재위 간사 간 회동을 약 1시간 이상 이어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기재위 간사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정확하게 말하면 공전상태”라며 “회의 요구는 있었지만 기재위 회의를 실제 언제 개의할지 일시와 어떤 안건을 가지고 할지 합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기재부는 기재위 감사위원인 심 의원을 고발한 것 아니냐. 저희는 그것이 심 의원의 기재위원 제척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위원과 피감기관 간 맞고발 상황에서 이미 심 의원 사임을 요구했고, 그런 의미에서 심 의원이 포함된 기재위를 여는 것에 대한 우려와 부담으로 일정 합의가 잘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여야 기재위원들이 기재위 소회의실에 모여 의사일정을 다시 논의했지만 입장 차만 확인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민주당의 대처방법을 보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점점 키우고 있다”며 “예산 사용 내역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국민도 관심을 갖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예산 증빙자료가 첨부된 업무추진비를 공개 안 한다는 것은 국민 누구도 납득 못 한다”며 “국정감사를 청와대를 위해서 하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성호 기재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정감사는 여당이 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라 헌법상 의무 사안”이라면서도 “다만 여러 가지 입장이 나오고 있으니 원내지도부에 충분히 설명하고 국정감사 일정과 관련해 가능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여야 지도부 입장이 강경한 데 저한테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재부는 심 의원실 보좌진이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내 재정분석시스템(OLAP)에서 비인가 정보를 열람·다운로드 하고 이를 반납하지 않았다며, 심 의원과 그의 보좌진을 정보통신망법과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가 아니며, 해당 자료에 청와대와 정부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있어 여권이 과잉반응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