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평양 발언’ 논란
보수野 “조공외교” 극한 반발…與 “문제 없어” 엄호
2019-10-07 이정우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평양 발언이 보수 야당의 극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는 방북 기간 동안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 “평화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보수 야당을 자극했다.
보수 측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7일 “신중하지 못한 교만한 언사”, “조공 외교를 하고 왔느냐”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5일 평양에서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북측 정치인들과 만나 국회간 교류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교류를)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두 가지 발언이 알려지자 우리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노영관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재집권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이는 이 대표의 장기 집권의 야망을 여실히 드러낼 뿐 만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러낼 표현은 아닐 것”이라며 “교만한 언사로 국민들에게 쇼정치 말고, 지금이라도 독재 정치의 헛된 꿈에서 헤어나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민주정치의 실현을 위해 민생을 돌아보고 소통하는 행보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에게는 국가보안법이 ‘눈엣가시’일지 모르나 남북분단 상황과 북한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는 한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이 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 추진 의도를 평양에서 표명한 것은 부적절하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려는 의도라면 국민적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을 문제삼기 이전에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적 염원인 북한의 비핵화를 구현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의 반발에 민주당은 엄호했다.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 대표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대변인은 우선 “정당의 목표는 정권 획득에 있는데 이 대표가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걸 비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야당은 정권을 내주는 것이 목표냐”라고 했다.
홍 대변인은 또 국가보안법 발언에 대해서도 “당장 뭘 하는 게 아니고 국보법을 포함해 (남북 간) 화해 협력에 방해되는 남북의 법과 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유엔도 국보법 개정 필요성을 권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