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랠리 3분기에서 멈추나...고민 깊어지는 증권가”
2019-10-21 윤인주 기자
3분기까지 신기록 행진...하지만 어두운 4분기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해 신기록이 예상되지만 4분기 상황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조5000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은 이 가운데 13조원 이상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왔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2분기 영업이익 11조610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올해 3분기 6조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2분기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이익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이 10% 넘게 하락했음에도 D램의 평균가격이 소폭 상승한 영향이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상황이 반전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각 제조사별 D램 재고분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사상 최대실적을 뒷받침했던 D램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어두운 전망의 중심 ‘D램 가격’
이같은 전망의 중심은 D램 가격 하락이다. 신제품이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라이프사이클(제품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안에 포함되는 모바일 D램 재고가 증가했으며, 이는 D램의 평균판매가격을 끌러내리고 있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 일부 업체들이 신규 양산에 들어가면서 D램의 공급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D램의 경우 SK하이닉스(중국 우시 2차 라인)와 마이크론(일본 히로시마 라인) 등이 신규 양산을 시작한다. 낸드 역시 SK하이닉스 M15 라인과 도시바 팹 6에서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물량이 증가하면 그만큼 반도체 수급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반도체 랠리 끝에 코스피는 벼랑끝(?)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업종의 실적이 부진하면 코스피 지수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긴장감이 팽배한 모습이다. 때문에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년 간 국내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모건스탠리와 UBS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호황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고 하락하는 것은 항상 반복되는 일이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은 그 다음에 있다. 반도체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지난 2010년에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이 바통을 이어 받으며 증시를 떠받쳤지만 현재는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게 이들의 불편한 속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는 반도체 업계에겐 성수기이지만, 4분기 실적이 이전보다 높을지 낮을지는 한 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