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강화 전 막차 탔나...10월, 은행 개인신용대출 '급증'

2019-11-04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둔 10월 한 달 간 개인 신용대출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강화된 (DSR)을 적용하면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을 감안해 신용대출이 집중적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한달 사이 2조원 넘게 늘어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의 10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01조2277억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2조1172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규모가 한 달 사이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은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게 중론이다. 올해 들어 증가액이 가장 큰 시기인 5월에는 1조2969억원이 늘었다. 이를 제외하고 최근 전월 대비 증가액은 8월 7781억원, 9월 3104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이었다.

10월 신용대출 급증한 이유는?

10월에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DSR 관리지표 도입방안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9·13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났다. 여기에 DSR 관리지표화로 신용대출마저 조이자 규제 시행 전 수요가 몰린 것이다. 기존 대출이 많은 차주는 고DSR로 분류되는 차주는 지난달 31일부터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DSR 70% 넘으면 ‘위험’ 90% 넘으면 ‘고위험’

은행권은 지난달 31일부터 그동안 시범운영되던 DSR 규제가 관리지표화됨에 따라 DSR이 70%를 넘으면 위험대출, 90%를 넘으면 고위험대출로 보고 신규 대출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은 DSR 70% 초과 대출을 은행 본점 승인 사항으로 규정하고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DSR 90% 초과대출을 '자동거절'로 분류하기도 했다. 또한 새로 DSR 규제에 들어간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은 용도 목적이 아닌 잔금지급일·전입일 후 대출 신청 기간을 따져 전세자금대출이냐 보증금 담보대출이냐를 가린다. 금융당국은 세입자가 전세금을 내기 위해 빌리는 전세자금대출은 원금을 DSR 산식에 포함하지 않지만,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의 경우에는 4년 상환을 가정해 원리금을 포함하도록 했다.

예·적금 담보 대출은 제한 없어

다만, 주요 시중은행은 자행 예·적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 대출 가능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기본적으로 DSR 70%에 해당하는 금액까지만 빌릴 수 있지만, 예·적금담보대출만 이 같은 제약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본인 명의 예·적금이 있으면 납입액의 95%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이 납입 기간, 기대되는 이율, 대출 시 이자 비용 등을 고려해 유리한 조건을 선택하면 된다”며 “은행도 우수 고객에게 리스크 없이 대출해 주고 이자수익까지 얻게 돼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