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세틀뱅크 상장이 민앤지에 미치는 영향

2019-11-05     윤인주 기자
이경민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IT기업 민앤지가 자회사인 세틀뱅크의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떠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민앤지가 인수한 세틀뱅크는 국내 가상계좌 서비스 1위 기업으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코스닥 상장이 완료될 경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틀뱅크 지분 43% 보유한 민앤지

5일 IB업계에 따르면 세틀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민앤지는 세틀뱅크의 지분 약 43%를 보유하고 있어 이에 따른 지분 가치는 860억원에서 1505원으로 추정된다. 이건재 유화증권 연구원은 “세틀뱅크 상장을 이슈로 최대주주 민앤지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세틀뱅크 상장은 내년 민앤지의 투자 포인트”라며 “현재 반영된 세틀뱅크 지분 가치는 보수적으로 산출한 것으로 향후 가치 변화가 나타날 경우 목표주가의 상향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틀뱅크는 어떤 기업?

세틀뱅크는 국내 가상계좌 서비스 강자 기업으로 군림하며, 매년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3억원과 9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26.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52억원에서 94억원으로 80.7% 급증했다. 이같은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세틀뱅크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매년 매출 규모가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간편결제는 고객이 은행계좌를 기반으로 비밀번호를 등록해 손쉽게 결제하는 전자금융서비스다. 세틀뱅크는 국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틀뱅크는 가상계좌 시장에서도 선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업계 1위(시장점유율 90% 안팎) 자리를 고수해 왔다. 가상계좌 서비스는 자금 수납이 간편하도록 입금전용계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가상계좌 시장 역시 근래 들어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올해도 세틀뱅크는 호실적을 이어왔다. 상반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9억원,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익 규모는 매출 성장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원가율이 다른 사업보다 다소 높기 때문이다.

세틀뱅크가 민앤지에 인수된 사연

세틀뱅크의 모회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민앤지(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42.99%)다. 민앤지는 지난 2016년 말 세틀뱅크를 인수했다. 당시 채명길 대표(특수관계인 포함)의 지분 47%를 총 464억원에 매입했다. 민앤지는 보유 현금(214억원)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250억원)를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올해 7월에는 민앤지의 창업주이자 공동대표 이사를 역임했던 이경민 대표가 세틀뱅크 코스닥 상장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민앤지를 창업한 이경민 대표는 지난 7월 세틀뱅크 상장을 위해 민앤지 대표이사에서 사임해 현재 세틀뱅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라며 “세틀뱅크의 2019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틀뱅크의 IPO 추진 일정은?

IB 업계에 따르면 세틀뱅크는 내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를 시도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다. IB업계에서는 세틀뱅크의 상장 밸류를 3500억~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안팎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간편결제와 가상결제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 앞으로 상장주관사는 밸류에이션을 위한 피어그룹을 선정하는 데 주력할 예정으로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