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1조4천억원 기술 수출...‘잭팟’ 아닌 ‘인고의 산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다양한 파이프라인 대기 중

2019-11-05     전민수 기자
유한양행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회계논란과 각종 이슈 등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어두분 분위기였던 가운데 유한양행이 날린 ‘기술 수출’ 낭보에 모처럼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우선 국내 증시에서는 전체적으로 여전히 부진하긴 하지만, 제약‧바이오株가 유한양행이 몰고 온 훈풍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한양행의 천문학적인 기술 수출에 대해 ‘잭팟’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유한양행을 비롯한 제약업계는 꾸준히 허리띠를 졸라매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 얀센에 기술 수출...1조4천억원 규모

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얀센 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 Inc.)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임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Lazertinib)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5000만 달러, 개발 및 상업화까지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12억500만 달러로, 총 기술수출 규모는 12억55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허가와 상업화 이후 매출 규모에 따른 두 자릿수의 경상기술료(로열티)는 별도로 지급받는다”고 설명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의 경우 올해 3개의 포스터를 국제 학회에서 발표하면서 시장 및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았던 후보물질”이라며 "이번 유한양행의 기술이전은 제약바이오 섹터 투자자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초대박 기술이전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제약기업들도 ‘잭팟’ 대기 중

이번에 낭보를 날린 유한양행 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형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의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스닥의 바이오 기업 대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의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상당한 제약바이오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빈혈 치료제(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KD-11101)는 현재 일본 임상 3상 완료 이후 판매허가신청을 한 상황이다. 아울러 CKD-732(프레더-윌리), CKD-943(통증, 소양증), CKD-337(이상지질혈증), CKD-391(이상지질혈증), CKD-390(항바이러스) 등이 임상 3상 중이다. 한미약품은 롤린티스(호구중 감소증)이 미국에서 임상 3상 완료돼 판매허가신청을 한 상황이며, 에페글레나타이드(당뇨·비만), 오락솔(유방암), 에플라페그라스팀(호중구 감소증) 등이 임상 3상 중이다. 동아에스티의 경우도 DA-3880(빈혈)은 일본에서 임상 3상 완료 후 판매허가신청을 진행했으며, DA-1229(2형 당뇨병), DA-7218(폐렴), DA-9801(당뇨병성 신경병증), Furestem-AD(아토피성피부염)이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업계에서 R&D(연구개발)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다”면서 “성공의 불확실성 속에서 임상이 완료돼 제품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칼날위를 걷는 듯한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