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한국GM 사태...산은·노사·정치권 '평행선'
2019-11-13 이성민 기자
산은의 중재 노력했지만 ‘노조’ 역풍 맞아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은이 R&D 법인 분리 논란과 관련해 한국GM 노사에 제안했던 ‘3자대화’가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산업은행이 3자간 대화를 요청했지만 노조가 조건부 참석을 제안했다. 노조의 제안에 지난 12일 한국GM은 협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이유를 들어 산업은행에 양자간 미팅을 역제안했고,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며 결국 노조는 법인분리 관련 논의에서 제외된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자가 참여하는 미래발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무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GM 노조는 ▲산은-GM본사간 주주간합의서 공개 ▲실사보고서 공개 ▲노사 합의시까지 산은의 잔여 지원금 투입 중단 등과 함께 교섭 형식을 전제로 참여하겠다는 요구였다. 앞서 노조는 법인분리가 결국 고용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사측에 특별단체협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특별단협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그동안 법인분리 반대와 특별단체교섭 요청 등에 대해 강한 입장을 펼쳐왔던 한국GM 노조는 “요구가 거부당한다면 투쟁을 선택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홍영표 “노조의 폭력성..중재 노력조차 어렵계 만들어”
이 같은 상황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SNS에 한국 지엠 법인분리와 관련 노조의 강경 투쟁에 비판해 관심을 끌고 있다.각자 입장차에 타결 가능성 ‘희박’
한국GM은 다음달 3일까지 법인 분리 등기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가운데 여전히 산은이 요구해온 핵심 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한국GM은 신설 법인의 경영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요구했던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화의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조의 전향적 자세도 산은의 중재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핵심 요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년 후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부터 파업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노조는 홍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 점거 농성을 진행하는 등 대화보다는 오히려 투쟁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 노사가 저마다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산은이 양측과 대화한다 해도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산은은 대화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이미 예고한 법적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산은은 지난달 법인 분리 주주총회 참가를 막아선 한국GM 노조를 최근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법인 분리 의결 이사화에서 찬성표를 던진 한국GM 이사들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배임 혐의 형사고소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