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단순 노무자 대신 전문가 유입 강화해야”
2019-11-18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내 노동시장에서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과 고용환경 개선 등을 통해 외국인력 수요를 국내인력으로 전환하고 전문 외국인력 유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전문인력, 고작 3.1%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체류 외국인 가운데 전문 인력은 지난 2012년 4만1천명에서 2017년 3만8천명으로 감소해 전체 외국인력의 3.1%에 불과했다.
반면 비전문 외국인력은 같은 기간 23만명에서 25만5천명으로 증가해 전체의 20.9%에 육박했다.
전체 비전문 외국인력 가운데 47.1%는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 취업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인천 지역에 취업한 비전문 외국인력의 86.0%는 근로자 30명 이하의 영세사업장에 고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비전문 외국인력의 88.1%는 광업·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림어업 5.4%, 건설업 3.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기능, 기계조작 조립 종사자가 약 59.1%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단순노무조사자가 39.9%로 나타나는 등 비전문 외국인력은 주로 단순 반복적인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프랑스 등 선진국은 외국인력 제도 개혁 中
18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비전문 외국인력 고용실태와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의 규모가 커지는 중에 선진국에서는 외국인력 제도를 개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고용상황이 악화된 미국과 영국은 외국인의 노동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이민정책을 개혁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는 외국인력에 대한 기술 및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이민법을 개정했다.
최석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숙련 노동시장에서의 외국인력 증가는 기업들의 내국 인력에 대한 적극적 구인활동을 저해하고 국내 인력의 고용환경 개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스마트 공장 도입 등으로 중소기업 저숙련 분야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비전문 외국인력의 규모에 대한 사회적 재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제4차 산업혁명 대비와 같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재의 노동수요뿐만 아니라 미래의 노동수요까지 반영하여 제한적인 전문인력 중심의 외국인력 도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국인력의 국내 노동시장 진입은 엄격하게 관리하지만, 노동시장 진입 이후에는 외국인력의 숙련 향상을 통해 국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정책 방향으로는 ▲저임금 노동시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혁 ▲숙련과 전문성에 기반해 제한적인 해외 전문인력 유입 ▲지역 노동시장과 보완성을 가지는 외국인력 관리체계 도입 등을 제안했다.
최 연구위원은 “인력부족 해결 목적의 외국인력 정책에서 벗어나 숙련도에 기반한 다양한 외국인력 도입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인력의 고용 촉진을 위해서 비전문 외국인력을 유인하는 저임금 노동시장의 점진적 축소 및 저임금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해당 분야 고용환경 개선에 정책적 목표를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