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조 슈퍼예산 졸속 심사 우려

예산소위 구성원·박용진 3법 새 변수로 ‘불투명’

2019-11-18     전수용 기자
출처=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470조5000억 원에 달하는 내년도 ‘슈퍼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이 2주 내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졸속 심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구성 비율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여기에 ‘유치원 정상화 3법’(일명 박용진 3법)이라는 변수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민생법안 처리도 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예결특위 간사 19일 만난다지만...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 예결특위 간사들은 오는 19일 만남을 가지고 조정소위 안건에 대해 협상에 나선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이 2주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야가 시급하게 소위를 구성, 심사에 나서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구성 인원을 놓고 각 당 입장은 여전히 첨예해 합의가 결렬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소위 인원을 늘리자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국회 관례대로 ‘15인’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비교섭단체인 평화당과 정의당을 포함시킬 경우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 몫을 1명을 줄여야한다고 주장한다. 바른미래당은 이에 대해 자당 몫을 포기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1석’을 놓고 여야 간 입장이 팽팽하면서 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 예정됐던 예결소위에서도 여야 간 소위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다 파행됐다. 결국 예결소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심사 기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향후 예산안을 졸속 심사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정국에 민생법안 연내처리 불투명

또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촉발된 여야 간 대치 정국으로 각종 민생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특히 유치원의 정부 지원금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발의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유치원 3법에 대해, 민주당은 당론으로 우선 처리 법안으로 채택하고 하루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학부모와 유치원, 교육부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인 만큼 다음 달 내놓을 계획인 자체 법안과 병합 심사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15일에도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동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 ▲임명 강행에 따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에 불참해 민생법안 90건이 처리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여전히 ‘네탓’ 공방을 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를 문제 삼아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어 정기국회가 매우 걱정된다”(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한국 헌정 사상 가장 황당한 보이콧”(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 여당 내에선 타협 대신 쓴소리만 쏟아내고 있다. 이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실패한 인사검증 책임자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와 민주당의 일방통행이 협치를 가로막고 있다. (협치를 위해선)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동참해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