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종목 56조 허공으로...주 원인은 ‘바이오’ 아닌 ‘전자’

2019-11-18     윤인주 기자
출처=시사브리핑DB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올해 들어 삼성그룹 관련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56조원 가량 공중분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천문학적인 시총 증발의 주 원인이 최근 분식회계 논란으로 매매거래 정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닌 삼성전자라는 점이다. 이는 올해 들어 반도체 가격 고점론이 고개를 들면서 영업이익이 뒷걸음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주가가 내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시총 증발액의 80% 차지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삼성그룹 16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418조3258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록한 475조1252억원 대비 56조7994억원(11.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28조9430억원에서 283조922억원으로 45조8508억원(13.94%) 줄어, 삼성그룹 시총 증발액 가운데 무려 80% 가량을 차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고점론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으로 거래정지되며 코스피 5위→7위

삼성전자와 함께 시총 상위 10위권 내 포함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조5472억원에서 22조1322억원으로 2조4140억원(9.84%) 감소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판단으로 지난 14일 장 마감 후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코스피 시총 순위는 5위였으나 매매 정지 상태인 16일 기준 7위로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면서 다음달 5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 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때문에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문제를 첫 거론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생명, 시총 감소율 가장 커

삼성그룹 종목 가운데 시총 감소율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생명으로 올해 들어 무려 26.35%나 하락했다. 또한 지난 4월 배당 오류로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은 20.49% 떨어져 바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물산도 16.27%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시총이 올해 들어 각각 56.69%, 37.90% 늘어나는 등 일부 종목은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