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진단]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알바’ 시장 ‘혼돈’
2019-11-19 이성민 기자
내년부터 알바생 시급이 자영업자보다 높아져
18일 통계청과 각종 경제지표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주휴수당이 포함되면 내년부터 아르바이트생이 자영업자보다 16.51% 가량 시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휴수당 포함시 최저시급은 1만20원, 자영업자 평균 시급은 8600원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8.3시간, 편의점주는 65.7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지난 4월 공개한 ‘서울시 생활금융지도’ 소득편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평균 급여는 223만원, 자영업자는 172만원이었다. 이 두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자영업자는 일 평균 10시간 근무(분단위 이하 반올림·주 5일 근무 적용)에 시급은 8600원이다. 아르바이트생보다 고작 250원을 더 받는 셈이다. 편의점주는 더 심각하다. 일 평균 근무시간은 13시간에 달하고 시급은 6615원으로 아르바이트생보다 현저히 낮은 시급을 손에 쥔다. 1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지급해야하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시급은 1만20원까지 높아진다. 사실상 자영업자 평균보다 아르바이트생 최저시급이 높아지는 꼴이다.낮은 수입으로 근무시간 늘리는 자영업자 증가
이처럼 낮은 수입 때문에 근무시간을 늘리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자영업자 근무시간은 주 5일 근무 기준 하루 10시간, 편의점주는 13시간이지만 실제 근무시간은 이를 웃돈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평균 근로 시간은 9시간 24분, 월 평균 26일, 한 달 244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실제 사례
서울시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김모 씨는 올해 1월부터 주 5일에서 주 6일로 근무 일자를 하루 더 늘렸다. 김모 씨는 “원래 평일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했는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주말 하루 8시간 더 근무하게 됐다”라며 “내년 시급이 더 오르면 평일 근무시간을 더 늘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에서 낙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지 않고 바쁠 때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필요한 일손을 메운다. 이모 씨는 “2년 전만 해도 하루 일당이 7만원이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평일과 주말에 각각 8만 원, 9만 원으로 올랐는데 내년에는 1만원씩 더 오른다”며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을 늘리고 인력사무소 이용건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저소득·저학력·저숙련 등 '3저(低)' 근로자들 마저도 ‘직격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저소득·저학력·저숙련 등 '3저(低)' 근로자들 마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알바생, 일자리 구하기 더 어려워져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박모 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원래는 하루 7시간 30분씩 주 4일 근무를 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점포 측이 하루 근무시간을 3시간 줄이는 바람에 생활비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근무시간이 주당 30시간에서 18시간으로 줄면서 월급(주휴수당 포함)이 108만3600원에서 65만원으로 40만원 넘게 줄었다. 배모 씨는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면 주당 30시간 이상은 일해야 한다”며 “시급이 낮았던 예전이 일자리 구하기가 더 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