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채용비리 국조 합의했지만…
서울시·강원랜드 등 구체화 과정서 파열음 감지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합의로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향후 국정조사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채용비리) 국정조사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 본격 준비하겠다”며 “정부·여당은 고용세습과 채용비리를 용납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국정조사에서 야당이 정치공세로 일관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를 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고용세습·채용비리가 드러난 게 없다”며 “구체적인 증거 없이 무차별적인 정치공세의 장으로 악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좌시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전날(21일) 국정조사 합의 즉시 강경한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국정조사는 감사원 감사와 권익위 조사결과를 놓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일이었다”며 “야당은 진실을 밝히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공세의 소재가 필요했던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송희경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 시장이) 발끈하며 딴지를 거는데, 그 이유가 ‘도둑이 제발 저린 것’ 때문인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는 게 서울시정을 책임지는 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라며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했다.
한편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에 강원랜드 채용비리도 포함되는지를 두고 여야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모양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채용비리 국정조사는 2015년 이후로 한정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권선동·염동열 한국당 의원등이 연루된 강원랜드 채용비리의 경우 2013년 발생하고 지난해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국정조사에 당연히 포함되기 보다는 ‘별도 협의사항’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강원랜드의 대규모 부정채용은 권력형 채용비리의 대표격”이라며 “무엇보다 전날 회동의 당사자인 정의당은 특정시기를 합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공개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