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이규성의 코람코, LF 품에 들어간 사연

2019-11-23     채혜린 기자
코람코자산신착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부동산 신탁 전문기업인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의 창업자인 이규성 회장이 패션기업 LF에 50% 가량 되는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LF는 지난 22일 이규성 코람코 창업자와 코리안리재보험 외 85인으로부터 코람코자산신탁 주식 111만8618주(50.74%)를 1898억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 이번 해당 인수 건은 대주주 변경 신청과 함께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 LF 측은 “이번 인수는 부동산 금융업 분야의 선도 기업인 코람코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유 자금 등으로 주식을 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람코 인수로 의류와 유통, 부동산 금융업을 양대 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F, 코람코 인수 배경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이규성 전 회장이 보유 지분(5.43%) 매각 의사를 밝히면서, 다수 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LF와 최종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신한금융지주가 생보부동산신탁까지 인수를 시도하는 등 금융회사의 부동산신탁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코람코는 부동산 신탁업계에서 3위인 기업으로 코람코 매각은 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이규성
당초 LF는 이규성 회장의 개인 지분과 개인주주협의회 지분만 매입하는 방향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나머지 금융사 주주들의 부동산신탁시장 진출 움직임을 의식해 아예 과반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규성 회장은 코람코가 금융회사로 매각되면 부동산 신탁회사로서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LF는 그동안 부동산 금융사업을 하지 않았고, 범LG가라는 점에서 신용도나 차입 부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는 피인수 후에도 독자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는 어떤 기업?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람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1241억원, 당기순이익 483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3대 부동산 신탁사이다. 설립자인 이규성 코람코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은 노태우 정권 시절 재무부 장관,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직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1년 금융회사와 소액주주들과 설립한 코크랩(KOCREF)에서 출발, 현재의 코람코자산신탁을 일궈냈다. 현재 코람코는 이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올해 2월 회장직에 올라 경영하고 있다.
출처=LF

LF, 신성장 동력 발굴 위한 M&A 박차

최근 들어 LF는 신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LF는 지난해 일본 식자재 유통 전문업체 모노링크(모노마트)를 인수한 데 이어 유럽 식자재 유통 전문업체인 구르메F&B도 품에 안았다. 아울러 같은 해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그라네파스텔’을 국내에 소개하며 화장품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9월 ‘헤지스’ 이름을 걸고 남성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헤지스는 의류와 액세서리에 이어 화장품까지를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