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신동빈 회장이 카드·보험을 매각하는 이유는?
2019-11-27 윤인주 기자
씨트글로벌마켓증권 통해 매각 절차 진행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통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절차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내 카드와 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통해 “현재 외부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단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매각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주 일본에서 귀국한 후 내린 결정이다. 신 회장은 약 3주간 일본에서 머물면서 그룹의 사업방안을 구상했다. 당초 신 회장은 롯데카드 등을 외부에 매각하기보다 계열사 지분과 맞교환 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유통부문의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카드가 보유한 빅데이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기조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외부 매각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매각 배경은?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일본 롯데로부터 지배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2년내인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소유는 금지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기한을 추가로 2년 연장할 수 있지만 이는 주식가격의 급격한 변동 등 경제여건 변화, 주식처분금지계약, 사업의 현저한 손실 등의 이유로 부채액을 감소시키거나 주식의 취득·처분 등이 곤란한 경우에만 가능하다.매각 자금 규모는?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8%를 보유하고 있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분 가치는 순자산가액 기준 2조원 규모다. 또한 롯데손해보험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이 대주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지분을 합하면 약 53% 지분을 보유 중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약 3700억원으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지분가치는 약 1800억원 규모란 관측이다. 롯데그룹 내 또 다른 금융관련 기업인 롯데캐피탈 매각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1년 내 롯데캐피탈(25.6%)도 매각해야 한다. 순자산가액 기준 캐피탈의 가치는 약 3000억원 규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캐피탈 외부 매각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