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경제 수장 홍남기가 생각하는 경제 정책 방향”

2019-12-02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문재인 정부의 1기 경제 수장 김동연 부총리 시대가 저물고 2기 홍남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날로 악화되는 경제지표로 인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 기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처음으로 40%대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지율 수치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하락 추세에선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다. 고공 행진하던 지지율이 집권 2년차 후반기부터 경제 문제로 하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관료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획재정부 장관의 등장에 대해 국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이다.
홍남기

홍남기의 한국경제 전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핵심 추진과제로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 구현’을 꼽았다. 홍 후보자는 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고용 등 부진한 지표와 소비·수출 등 견조한 지표들이 혼재돼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홍 후보자는 최근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하면서 미·중 통상마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리스크 확대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용·분배 등 민생여건도 구조적 요인 등이 작용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자리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경제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포용 국가 건설을 취임 뒤 핵심 추진과제로 꼽았다. 홍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을 극대화해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활력을 높이는 한편,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포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생각은?

홍 후보자는 최근 사회적 파장을 몰고 있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임금 근로자 생활안정, 양극화 해소 등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 인상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자는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고용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10월 기준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각각 전년 대비 10만명, 9만7000명 줄었다. 아울러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은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 최대 3개월인 단위기간으로는 집중 근로가 필요하거나 계절요인이 큰 업종 중심으로 성수기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세제정책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홍 후보자는 장기적으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법인세·취득세·양도세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이와 관련 홍 후보자는 부동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비중을 높이고 거래세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세 부담은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그는 부동산 자산총액 대비 보유세 비중은 2015년 기준 0.16%로 파악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3개국 평균 0.33%의 절반 수준이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또한 홍 후보자는 장기적인 거래세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 당장 취득세·양도세를 낮추는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취득세는 지방세로서 전반적 세율 인하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지역 간 재원 배분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양도세 완화도 불로소득과 근로소득 간 과세 형평성, 정부의 일관된 투기 차단 방침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홍 후보자는 “법인세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며 인하 문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은 우리와 경제 규모가 유사한 (해외)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대다수 기업은 21%인 미국 등에 비교해 낮은 20% 이하 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법인세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금리상승, 서민부담 가중될 것

홍 후보자는 가계 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비교해 높다는 진단과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인해 서민과 취약차주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가결했다. 홍 후보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가계·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며, 기업의 이자 지급능력도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과거 국내외 사례를 봐도 내외 금리역전이 반드시 외국인 자금 유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대규모 외자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금리역전에도 외국인 채권자금은 올해 13조3천억원이 유입됐다”며 “중장기 투자성향의 중앙은행·국부펀드·국제기구가 외국인 자금의 70% 이상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