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합병으로 ‘2세 승계’ ‘IPO 가치 상승’ 1석2조(?)

2019-12-12     전민수 기자
호반건설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호반건설이 호반과 합병을 마무리 하면서 2세로의 경영권 승계와 함께 향후 IPO(기업공개) 추진 과정에서 회사 가치 상승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호반건설·호반 합병 마무리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김대헌 미래전략실 대표(부사장)가 지분율 54.73%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는 호반이 호반건설에 흡수되면서 김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호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 151만3705주로 교환받았기 때문이다. 호반의 2대 주주이자 김상열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도 신주 25만2544주를 받아 호반건설 지분율은 기존 4.74%에서 10.84%로 상승했다. 아들 김대헌 부사장에 이은 2대 주주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상열 회장은 소유주식수 변동은 없지만 합병으로 신주가 증가하면서 지분율이 29.08%에서 10.51%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경영 효율성 증대 및 사업간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업 영역이 비슷한 두 기업을 합해 덩치를 키우고, 이후 기업공개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2세 승계 위한 사전작업 분석도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호반그룹의 2세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최대주주로 등극한 김대헌 대표는 지난 6일 그룹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호반에 입사한 지 7년 만이다. 김 대표가 맡은 미래전략실 업무도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진출 등 미래먹거리 확보와 관련된 중책으로 알려졌다. 호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의 지분을 절반 이상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승계구도를 만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상열
김 회장의 다른 두 자녀 역시 차근히 가업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장녀 김윤혜씨(27)는 호반의 쇼핑몰 브랜드인 '아브뉴프랑'의 마케팅 실장을 맡고 있으며 계열사 호반베르디움 지분 30.9%를 갖고 있다. 아울러 차남 김민성씨(24)는 현재 별다른 직책은 없지만 호반산업과 호반베르디움의 지분을 각각 72.37%, 20.65% 보유 중이다. 김상열 회장은 호반건설의 3대 주주로 내려왔지만 당장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아직 50대로 젊고 아들 김 대표 역시 경영수업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IPO 앞두고 회사 가치 상승 효과도

호반건설은 지난달 1일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3104억원, 호반은 2조6159억원이다. 단순 매출액 합계만 약 4조원에 육박한다. 두 기업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3조9478억원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3조4281억원)보다 앞선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기업공개로 기업투명성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