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中企업계, 가업 승계 의지 떨어지는 이유는?

2019-12-19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중소기업계의 가업 승계 의지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업 승계 계획중인 기업...전년比 9.8%↓

19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2018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58.0%가 가업 승계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나 전년 대비 9.8%p(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승계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전년 대비 8.4%p(32.0%→40.4%)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업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불투명한 사업 전망 및 어려운 경영여건’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가업승계 과정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상속세 등 조세부담’(69.8%)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세계 1위 콘돔 생산기업인 ‘유니더스’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로 인해 가업 승계를 포기한 사례가 상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가업 승계를 준비중인 인천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상속세가 많아 애로사항이 많다”며 “외국의 전례를 많이 참고해 법을 완화 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가업 상속 공제 제도'를 아시나요

정부는 현재 과도한 상속세 등의 문제를 가업 승계를 포기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업 상속 공제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가업 상속 공제 제도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영위한 가업을 승계 받은 경우 가업 상속 재산가액의 100%를 5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낮추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해당 제도를 활용해 가업을 승계할 계획인 중소기업은 전년 대비 16.0%포인트 하락한 40.4%로 나타났다.
출처=중소기업중앙회

‘가업 상속 공제 제도’...실효성은 의문

이 같은 결과의 가장 큰 이유는 가업상속 공제제도가 가업 상속을 하라는 것인지, 세금을 내라는 것인지 목적이 불분명 할 뿐만 아니라 유지조건도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부천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가업상속은 부의 상속이 아닌 가업의 상속, 즉 고용의 유지와 국가발전에 목적을 둬야 함에도 사회의 시선이 그렇지 못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소위 금수저라는 단어 하나로 적폐세력화 되어가고 있다”며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의 연속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므로 피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을 처분했을 경우,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행 ‘가업 상속 공제 제도’ 가운데 ▲가업용 자산 80% 이상 유지 ▲사후 의무 이행 요건 기간 10년 유지(각 32.6%)에 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오현진 중기중앙회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고용, 기술·경영의 대물림이자 제2의 창업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