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새내기 101곳...남북경협·바이오株 강세

2019-12-26     윤인주 기자
출처=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유난히도 혹독했던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진입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해 동안 신규 상장된 회사가 100곳을 돌파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시장상황을 보이면서 자금이 생각만큼 모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하락장에도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새내기주도 있다. 최근 들어 증시가 크게 오르내리자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한 중소형주를 찾아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년比 절반 가량 줄어든 코스닥 공모 규모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 신규 진입한 기업은 총 101곳으로 전년 기록한 99곳 대비 2곳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코스닥 기업 수는 1313곳이 됐다. 코스닥 출범 당시인 1996년 말 331곳에서 약 4배 규모로 늘었고, 시가총액 규모는 당시 7조3000억원에서 221조8000억원으로 30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올해 코스닥 공모주들은 시장 기대만큼 투자 자금을 끌어모으지는 못했다. 전체 공모액 규모가 2조369억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3조5258억원 대비 무려 42%나 급감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스닥 공모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만했다. 이는 코스닥 지수가 900 선을 돌파했고 정부도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유동성(자금 흐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중 무역 분쟁 격화,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고, 이 여파로 코스닥 지수도 연초 대비 17%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공모 시장 역시 위축됐다. 다만,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21곳으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았다. 기술특례 상장사의 공모 금액도 올해 6147억원으로 지난해 685억원 대비 9배 이상 증가했다. 기술특례 제도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적자가 있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주는 장치다. 그동안 바이오 업종만 기술특례 혜택을 받는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올해는 바이오 외에 클라우드, 로봇 등의 업종에서도 5곳이 기술특례를 이용해 상장했다.
출처=동구바이오

그럼에도 남북경협·헬스케어 종목 약진

코스닥 신규 상장사 101곳 가운데 스팩(SPAC·기업 인수 목적 회사) 합병을 제외한 82곳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4.7%(24일 종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낙폭(-17%)에 비하면 우수한 성과다. 하지만 업종별, 기업별로 주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35곳(42.7%)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았지만, 나머지 47곳(57.3%)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코스닥 새내기주는 농가별 맞춤형 배합사료 생산업체인 '현대사료'로,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200%에 달했다. 지난 6월 1일 상장된 현대사료 공모가는 6600원이었는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1690대1까지 치솟았다. 하반기 하락장이 시작된 뒤에도 남북 경제협력 테마주로 꼽히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역시 경협 기대감을 등에 업은 에코마이스터(137.5%), 아시아종묘(34.4%)도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헬스케어 분야의 새내기주도 강세를 보였다. 코넥스 대장주였던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뒤 63.2%의 수익률을 냈다. 아울러 신약 개발 업체인 올릭스(87.8%), 파멥신(27.2%), 피부·비뇨기과 특화 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17.2%) 등도 상장 이후 크게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IT) 업종의 새내기주는 비교적 약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코스닥 새내기주는 소프트웨어 회사 '링크제니시스'로 지난 2월 5일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뒤 주가가 79.8% 떨어졌다.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을 생산하는 '액트로'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32% 내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코스닥 벤처펀드 등장에 따른 수요 예측 과열, 하반기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올해 공모 시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같은 새내기주라도 종목 간 차별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