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100대 기업 절반 이상 배당여력 감소...왜?

2019-12-26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배당 여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총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98개사의 올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2.6%(7930억원) 늘어난 총 31조4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증권업계에서는 통상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하면 배당여력도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는 삼성전자와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 일부 대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급증한 데 따른 '착시 현상'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한 46개 기업의 총 증가액은 27조4281억원으로, 삼성전자(6조3276억원)와 우리은행(5조174억원), 미래에셋대우(2조8619억 원) 등 3개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11조3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에 달했고, 우리은행은 5조2937억원으로 20배 수준에 육박했다. 반면 98개 기업 가운데 25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고,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곳도 27개에 달했다. 주요 기업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9조625억원), 한국전력(-3조290억원), 에쓰오일(-1조8131억원), 현대차(-1조3천356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3억원) 등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 업종의 잉여현금흐름이 6조7280억원에서 13조6342억원으로 급증한 반면, 보험과 은행은 각각 3조5905억원과 3조3932억원 감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 것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 등의 영향도 있다”면서도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것은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