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블루오션 ‘죽시장’...CJ제일제당 진출하며 3파전 치열
2019-12-27 채혜린 기자
급성장하는 ‘죽시장’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상품죽 시장은 동원F&B의 양반죽이 62%로 압도적이다. 이어 오뚜기의 오뚜기죽이 24.5%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의 뒤늦은 시장 진출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의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품죽 시장 규모는 706억9200만원으로 지난 2015년 기록한 410억2800만원 대비 약 72% 급증했다. 올해 1분기 225억4500만원, 2분기 186억5300만원으로 상반기에만 총 411억9800만원을 달성했다. 연간으로는 8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출시 6주 만에 매출 30억 돌파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독보적인 맛 품질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비비고 죽’을 앞세워 상품죽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국내 상품죽 시장은 동원F&B의 ‘양반죽’이 압도적 1위로 CJ제일제당의 진출에 우려가 많았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이 출시 6주 만에 누계 매출 3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누적판매량으로눈 파우치형태, 트레이형태 두 제품을 합처 100만개를 넘어섰다”며 “비비고 브랜드 가운데 단기간 안에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비비고 죽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비비고죽 인기 요인은?
비비고죽의 인기 요인은 죽을 대용식이 아닌 일상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제대로된 한 끼로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죽 전문점과 비교해 비슷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별도 조미하지 않아도 맛,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출 고공행진에 유효했다. CJ제일제당은 이전에 유통되고 있는 상품죽과 달리 비비고죽을 집에서 더 맛있고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그동안 가정간편식(HMR) 연구개발 노하우를 담았다. 아울러 상품밥의 대명사인 ‘햇반’을 제조하며 축적한 밥 짓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죽으로 완성된 후에도 쌀알이 뭉개지지 않고 살아있는 식감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한 육수와 건더기는 ‘비비고 국물요리’와 마찬가지로 정성을 들여 끓인 후 원물을 큼직하게 썰어 넣어 가정 또는 죽 전문점에서 먹는 깊은 맛을 재현했다.1위 동원F&B 2위 오뚜기도 공격적인 투자 나서
지난 1992년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십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원F&B도 오는 2020년 양반죽을 연매출 2000억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4월 광주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9900㎡(약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이에 동원F&B는 연간 생산능력이 최대 5000만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파우치 형태의 ‘양반 모닝밀’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현재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프리미엄 죽과 서양식 브런치 스프도 출시할 계획이다. 양반죽 제품군은 총 19종으로 지난해 기준 매출은 720억원 수준이다. 오뚜기는 2016년 6월 줄 브랜드를 ‘맛있는 오뚜기죽’으로 새단장하고 5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5월 계란야채죽, 영양닭죽, 김치낙지죽 쇠고기표고버섯죽 등 4종을 추가해 총 9종으로 라인을 강화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상품죽이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즉석밥과 냉동 만두로 연타석 홈런을 친 CJ제일제당이 상품죽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원F&B와 오뚜기 등 3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전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쟁 업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쟁을 통해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