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인력난에 고민하는 ‘중소기업’

2019-12-28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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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역량이 괜찮은 것 같아서 뽑았는데 입사한지 6개월만에 대기업에 가더군요. 또 역량이 조금 부족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뽑아 놓으면 일하는 게 너무 안맞구요” -인천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대표의 이야기-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고급 기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인력을 선발해도 뽑아도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일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기술인력, 전년比 1.1%↑

2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산업기술인력은 163만4346명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다만 기업이 생산시설 가동, 제품 공급 등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일손이 3만6908명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기술인력이란 고졸 이상 학력을 갖고 기업에서 연구개발원이나 기술직, 생산·정보통신 관리자, 임원 등으로 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규모 작을수록 신업기술인력 부족률 높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이 높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종업원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이 0.3%를 기록한 반면, 300인 이하 중소기업의 부족률은 3.1%였다. 30인 미만 영세업체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무려 4.7%에 달했다.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고학력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가운데 대학원 졸업 기술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7.7%에 육박했다. 대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19.7%였다. 중소기업에서는 산업기술인력을 채용해도 금방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산업기술인력 조기 퇴사율은 41.5%에 달했다. 직원 100명을 뽑으면 41~42명은 입사 1년이 안 돼 회사를 떠난다는 뜻이다. 대기업의 조기 퇴사율이 33.2%인 것과 대조적이다.

산업기술인력 부족한 이유 1위는 ‘인력의 잦은 이동’

산업부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산업기술인력이 부족한 이유로 '인력의 잦은 이동, 퇴직(29.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 근로조건에 맞는 인력 부족(25.4%)', '경기변동에 다른 인력 수요 변동(2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12대 주력산업(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반도체, 섬유,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화학, 소프트웨어, IT 비즈니스)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이 2.4%로 전체 평균(2.2%)보다 소폭 높았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과 화학 산업 등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각각 4.1%, 3.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7~10월 전국 표본사업체 12553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다. 더 자세한 결과는 산업기술인력 통합정보망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