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라더니...전기·전자 수출금액지수, 2년여 만에 ‘후진’
2019-12-28 서성일 기자
수출금액지수, 전월比 급락
지난달 수출금액지수 증가율은 10월 27.9%에 비해 급락했다. 추석명절 영업일수 효과를 감안한 9~10월 증가율 단순평균치 12.8%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2.0%를 기록하며 2016년 10월 기록한 마이너스 7.1%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 구성 항목 가운데 LCD평판디스플레이, 기타무선통신장비 및 방송장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1%, 51.3% 급락했다. 집적회로(D램)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지만 8월 32.5%, 9월 34.7%, 10월 25.9%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OLED 등 새로운 제품개발에 따라 LCD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LCD 항목에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수출금액지수 중 일반기계는 소폭 증가
수출금액지수 가운데 일반기계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또한 10월 증가율 48.1%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일반기계 수출금액지수 구성 항목 가운데 반도체제조용기계은 전년 동기 대비 45.9% 증가했고, 평판디스플레이제조용기계는 29.2% 감소했다. 평판디스플레이제조용기계는 전기 및 전자기기의 LCD평판디스플레이와 같은 이유로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는 집적회로가 아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향후 반도체제조용기계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11월 수출금액지수는 LCD 관련 수출 증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수출물량지수 증가율 둔화
지난달 수출물량지수 증가율도 이전에 비해 둔화된 모습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년동월대비 11.6% 증가했지만, 1차금속제품이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전기 및 전자기기도 최근 10% 중후반대 증가율에서 6.4%로 떨어졌다.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올해 2월(8.8%) 이후 처음이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4% 상승한 136.05로 집계됐다. 수입금액지수는 11.2% 오른 133.17로 조사됐다. 수입물량지수에서는 반도체제조용기계가 포함된 일반기계가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했고, 정밀기기도 8.4%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일반기계와 정밀기기는 국내 설비투자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수입금액지수, 전월比 상승
수입금액지수에서는 원유가 포함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2%, 45.0% 상승했다. 유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9% 하락한 90.4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수출가격(-1.3%)에 비해 수입가격(10.7%)가 더 크게 상승한 영향이 작용했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14년 10월(90.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말하며, 지난해 12월부터 1년 연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입에 적용되는 10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9.39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상승했다. 하지만 11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5.56 달러로 급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는 1달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며 “11월 급락한 국제유가는 12월 무역지수에 반영돼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소득교역조건지수, 전월比 8.3%↓
지난달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 하락한 144.68로 나타났다. 소득교역조건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감안,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말한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 하락이 이어진 데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이 둔화된 영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