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도 中 경제 경착륙 가능성 낮아”

2019-12-30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만약 장기화에 접어들더라도 중국경제가 경착륙 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재정·통화정책을 활용해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할 정부 여력이 충분하고 수출의존도가 낮은데다 내수시장이 큰 특징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경착륙 가능성 높지 않아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경제가 경착륙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된다면 중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더 높아지고 각종 개혁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의 실물경제 지표 둔화는 공급부문 개혁, 디레버리징(부채정리) 정책의 영향이 크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심화될 경우에도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中 경제 경착륙 낮게 본 이유는?

보고서가 경착륙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는 중국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등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와 재정적자 비율이 낮고, 예금은행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도 매우 높아 정책 대응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미 올해 지속적으로 확장적 재정, 통화정책을 실시해 내년에는 그 효과도 가시화될 걸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수출의존도가 낮고 내수규모가 커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지난해 기준 4조7000억달러로 미국(13조2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한은 전망, 사계 주요 기관과 차이

다만, 한은의 이 같은 전망은 일부 세계 주요 기관의 전망과는 차이가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5.5%를 기록할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이 전체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성장률이 1.2%포인트 하락한다고 평가했다. 무역분쟁 장기화로 미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고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둔화된다면 이는 중국경제의 큰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과잉채무로 인한 지방정부부채 부실화, 채권시장 디폴트 증가 등 중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