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영업익’ 6개월 만에 31조원 ‘증발’할 듯

2020-01-05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올해 들어 글로별 경제가 어두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두 축이 동반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이같은 유례없는 악재는 대외 의존도가 특히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이자 초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당장 국내 대표 기업들의 올해 수익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익, 전년比 14.1%↓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175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각각 188조8643억원, 143조1884억원으로 조사됐다. 6개월 전 영업이익 219조7996억원, 순이익 166조9077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4.1%, 14.2% 급감한 수치로 심각한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업종의 실적 전망이 6개월 전 대비 38% 급감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시설 및 서비스업종(-37%), 보험(-36%), 전력(-35%), 건축자재(-26%) 등도 시장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예상 영업이익도 19%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국내 기업 실적 전망에 악재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국내 기업 실적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줄어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길리자동차, 미국의 애플 등 G2 국가의 주요 기업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 연구원은 “이에 따라 수출 위주의 기업이 많은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향후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2019~2020년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가팔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도 삼성전자 등 IT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실적 감익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실적의 바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반등 기대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