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 ‘제3신도시’ 덕 보나

2020-01-07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현 정부 들어서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힘을 못쓰던 건설업종이 최근 ‘제3신도시’ 발표에 힘입어 오랜만에 화색이 도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연초부터 코스피 지수가 2000선 밑으로 급락한 가운데에도 건설업종 주가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남북관계에 민감했던 건설업종

지난해 건설사들의 주가는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로 한차례 급등세를 기록했지만, 다시 꺾이면서 일부는 연초보다 20~50% 상승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로 남북 화해 분위기에 남북 경협 관련주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연초 3만6000원대의 주가가 5만4000원대로 상승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첫 주에는 5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상승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GS건설의 경우도 현대건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만8000원대의 주가가 4만3000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첫 주는 4만2300원으로 연말 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50% 이상 급등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한 해 1만2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41% 상승했으며, 대림산업도 8만1000만원에서 10만2000원대로 26% 오르며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사들도 올해는 기대해 볼 만

회사 매각 이슈가 있었던 대우건설과 분할 재상장한 HDC현대산업개발, 그룹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에 시달렸던 삼성물산 등은 지난해 주가가 모두 하락했지만, 올해는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만·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가 점쳐진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추진계획과 3기 신도시 건설계획 등이 올해 본궤도에 오르면 건설업계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올해 건설업종 ‘눈부신 활약’ 기대

투자은행(IB) 업계는 정부가 올해 상반기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민간이 모든 공공시설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면 앞으로 민간 건설사의 민자토목 사업영역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들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까지 확정되면 앞으로 SOC를 포함한 공공 프로젝트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해외 수주 기대와 함께 연초부터 국내 SOC와 주택 시장 분양 호조도 기대된다”며 “상반기에는 토목사업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도시 건설 자체는 건축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견 건설사에, GTX 전 구간 조기 착공은 역 주변에 용지를 가진 건설사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실제 공사 발주는 2020년 상반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단기 실적 개선은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