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이다” “아니다”

정개특위, 의원정수 등 놓고 공방만

2020-01-08     이정우 기자
출처=정의당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8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의원 정수 확대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수를 300명 이상으로 늘리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헌법상 국회의원 정수를 200석 이상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이를 과도하게 해석한다 해도 299석이 한계다. 300석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여아가 의석 수를 300석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가 20대 국회에서 다시 299석으로 줄이기로 했는데 결국 하지 못했다”며 “당시에도 굉장한 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석패율제 역시 대의민주주의나 헌법에 반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여야 합의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었다”며 “시간이 지나면 과거 국회가 논의한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새롭게, 마치 개혁입법인 양 논하고 과거에 정리된 것은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석패율제란 한 후보자가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제도다. 반면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적 수치가 헌법상 200인 이상으로 들어갔다고 본다”며 “하한선 규정은 (의원 정수가) 과도하게 축소됐을 때 실질적인 대의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우려 때문이고, 만약 상한이 필요하다면 헌법에 규정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헌법에 상한선 규정을 안 둔 것이기 때문에 200명 이상은 정책적, 입법적 판단”이라며 “위헌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위헌 논쟁에 불이 붙자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오늘이 벌써 11차 회의이고, 여야 5당 합의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위해 소위를 연 것”이라며 “이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저는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죽어도 반대하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새로운 것을) 논의하다보면 늘 위헌 얘기가 나온다. 헌법은 만들어진 이후 시대 변화와 시대정신, 국민적 요구 종합해서 재해석하는 것”이라며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지만 의원 정수에 대해 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의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개특위에서는 지역대표 선출 방식을 도농복합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 제 1소위원장은 회의 뒤 “도농복합 선거구제는 농촌의 지역 대표성도 유지하고 도시의 인구 대표성도 유지할 수 있지만, 대표성과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며 “중대선거구제로 도시 지역구를 줄일 수 있다는 안도 나오는 등 어떠한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