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들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

2020-01-09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올해 첫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하례회 겸 단배식에서 “경제가 여러가지로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업 10곳 가운데 9곳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느끼고 있으며, 기업들 중 절반은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0일부터 24일까지 국내 주요 110개 기업을 설문 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2019년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전체 기업의 77.8%는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성장률은 '2%대 초반'이라고 본 기업이 46.8%로 가장 많았다. 특히,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도 기업 72.7%가 '대체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전적으로 동의' 답변도 20.0%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올 한 해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41.8%)를 들었다. 정부의 지난 1년 경제정책 평가에선 '보통'이라는 기업이 46.3%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별로 만족 못 한다'(41.7%), '매우 만족 못 한다'(8.3%) 등 응답 기업 50%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가 잘하는 정책 분야로는 59.8%는 '남북 정책'을 꼽았지만 2위는 '잘하는 분야가 없다'(16.4%)로 대답했다. 못하는 정책 분야에선 '규제 정책'(23.5%)과 '일자리 정책'(22.2%)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울러 응답 기업의 89.8%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은 올해 기업들의 경영변수에서도 35.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음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기승'(25.9%), '미국 및 국내 금리 인상'(19.4%) 순이었다.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점으로는 '탄력 근로시간제의 단위 시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2.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경영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기업은 38.5%, 상회한 기업은 20.2%로 파악됐다. 올해 매출·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았다는 기업은 각각 74.5%, 63.8%로 나타났다. 반면 설비투자, 연구·개발(R&D), 신규고용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국내 주요기업들의 올해 투자 종합지수는 107.4포인트로 지난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였다. 기업투자지수는 투자 실적, 투자 심리, 투자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연구원이 자체 산출한 지표로, 0에서 200 사이 숫자로 표현된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이상∼1150원 미만'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50.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난해(연평균 1100.6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의 경우 지난해 평균(64.9달러)과 유사한 '배럴당 60달러 이상∼70달러 미만' 구간을 예상한 곳이 57.8%로 가장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하강으로 매출은 줄고,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따른 비용은 상승하는 어려움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