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줄고 수입 늘고...경상흑자 규모, 전월比 ‘반토막’”

2020-01-09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반도체 부문이 주춤하면서 수출이 감소한 반면, 수입은 늘어나며 경상수지가 흑자 규모가 전월 대비 반토막 수준을 보여 우려했던 미·중 무역전쟁의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에도 영향이 없었지만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의 수출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8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81개월 연속 이어지며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지만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1.9%, 전월 대비 44.9% 감소했다.

상품수지 주춤...지난해 2윌 이후 최소 수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이끌어온 상품수지가 주춤했다. 상품수지는 79억7000만달러 흑자로 역시 작년 2월(59억3000만달러 흑자) 이후 최소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11월 수출이 1년 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친 여파다. 우려되는 부분은 반도체 수출 둔화다. 통관기준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했다. 하지만 11월만 놓고 보면 11.7%에 불과하다.
출처=한국은행
우리 기업들은 국내에서 반도체를 제조하고 중국에 중간재로 수출한다. 중국에서는 수입한 반도체와 다른 부품을 이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내수 또는 수출을 하게 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이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자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수출은 둔화됐는데 수입 규모는 늘어

아울러 수출이 둔화됨에도 수입 규모는 늘어난 점이 상품수지 악화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수입은 43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3% 늘었다. 이는 원유도입단가 상승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전년 동월 기록한 마이너스 32억7000만 달러 대비 축소했다. 서비스수지 개선은 적자가 준 여행수지의 영향이다. 여행수지는 12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1년 전 같은 달(15억5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를 줄였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주력품목 단가와 세계교역량이 둔화됐고, 그간 높은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