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IPO 철회했던 SNK...다시 도전하는 이유는?

2020-01-25     윤인주 기자
SNK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지난해 IPO(기업공개)를 한 창 진행하다 돌연 철회했던 일본 게임 전문기업 SNK가 한 달 만에 다시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K는 지난해 하반기 IPO 시장에서 최대공모에 도전했으나, 같은 해 12월 시장의 투자수요를 끌어내는 데 실패하고 결국 상장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철회 한 달 만에 국내 IPO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사무라이 쇼다운: 롱월전설’의 중국 시장 흥행에 힘입어 SNK가 다시 한 번 IPO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IPO 철회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NK는 지난달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같은 달 7일 상장을 철회했다. SNK의 IPO 철회에는 무리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NK가 당초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3만4300~4만68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2621억원, 기업가치는 1조517억원이다. 지난해 IPO 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의 공모를 성공한 기업이 없어 최대규모 IPO 기업으로 기대를 받았다. SNK의 지난해 예상 순이익은 약 24억엔으로, 수요예측 당일 환율 기준 밴드 상단의 기업가치는 PER 약 42배다. SNK는 공모에 앞서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PER이 아닌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준으로 삼았다. IB업계에서는 자산가치가 중요한 부동산 관련 회사가 주로 활용하는 PBR 방식으로 게임회사가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데 대한 의아함을 제기하기도 했다.
SNK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위축된 국내 공모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무리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아울러 중국 자본의 일본 게임회사라는 불확실성, 최대주주를 포함한 주요주주의 보호예수 확약이 1년으로 비교적 길지 않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NK는 공모 과정에서 최근 실적 성장세, 향후 신작 게임 출시 일정, 아시아 시장 공략 확대 등을 투자포인트로 내세웠지만 결국 무리한 밸류에이션 전략이 공모 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중국자본을 앞세운 대주주 측이 700억대 수준에서 SNK를 인수한 것으로 아는데, 코스닥에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노린 데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절치부심 재도전...흥행 성공할까?

SNK는 올해 1분기 중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으로, 빠르면 오는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SNK는 '킹오브파이터즈'(킹오파), '메탈슬러그' 등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게임 전문기업이다. 지난 1978년 설립된 SNK가 전신으로, 중국 게임 개발자 출신인 갈지휘 회장이 2015년 인수했다.
롱월전설
게임산업 환경이 PC, 모바일 등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콘솔게임 위주의 SNK는 실적 부진에 시달렸고, 갈 회장이 인수 뒤 IP 영역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사무라이 쇼다운: 롱월전설’의 중국 시장 흥행에 힘입어 SNK가 다시 한 번 IPO에 도전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SNK 관계자는 “롱월전설의 한 달 매출이 500~600억원에 달해 1년이면 6000~7000억원의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지적재산권(IP)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롱월전설’은 ‘사무라이 쇼다운’ IP를 바탕으로 SNK와 텐센트가 공동 개발한 3D 액션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 이후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더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는 올해 1분기 국내외 시장에 출시 예정이며 ‘사무라이스피리츠’는 콘솔과 PC 등의 플랫폼으로 오는 2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