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지난해 영업익 1조 클럽 ‘이탈’...올해 전망은?
2020-01-29 윤인주 기자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급감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OIL은 연결 회계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25조4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증가하며 2년 연속 20조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것 같지만 영업이익을 뜯어보면 사정은 다르다. 수익성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연간 영업이익이 680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당초 예상했던 9103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이같은 실적에는 마지막 4분기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다. S-OIL은 4분기 29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5조8144억원에서 6조8613억원으로 18% 증가한 점과 대조되는 모습이다.시장 기대치 하회하는 이유
S-OIL의 실적이 이처럼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 6.7%를 정점으로 2분기 연속 하락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전통적인 주요 사업인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정유사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0% 급감했다. 4분기에만 50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4분기 유가가 급락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배럴당 79.39달러에서 12월 57.32달러로 27.8% 하락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들여와 제품으로 제조해 판매하는데 일번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부연하면, 10월과 12월 두바이 유가를 비교하면 비싼 가격에 원료를 사와 싼 값에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팔며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때문에 4분기에만 재고 관련 손실 3910억원에 달했다. 또한 정유사업 수익성 기준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4분기 배럴당 2.8달러로 직전 분기 3.2달러 대비 13%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유값, 운임비 등 기타 부대 비용을 차감한 수치다. 윤활기유사업 영업이익도 259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8.3% 줄었다. 반면 석유화학사업은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수익성이 높아져 영업이익이 9.9% 증가한 3581억원을 기록해 다소 희망적이다.올해 전망은?
S-OIL은 올해 정유부문은 공급 증가분 이상으로 수요가 충분히 성장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대부분의 신규 설비가 오는 4분기중 가동이 예상돼 공급 증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오는 2020년 황 함량 규제에 앞선 경유 수요 급증에 힘입어 하반기 정제마진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OIL의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 대해 11월 가동 시작된 신규 고도화 설비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해당 설비는 저부가 제품인 중유(B-C유)를 휘발유 등 고부가 제품으로 변환하는 설비다. 지난해 4분기에는 원료인 중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제품인 휘발유 가격이 낮아 설비를 통한 이익 창출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OIL이 올해 1분기 3449억원 영업이익으로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1월 정제마진이 전월 대비 악화된 데다 휘발유 마진은 여전히 낮아 시황은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전분기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따라 재고 관련 손실이 환입될 가능성이 크고 프로필렌 유도체 가격 강세로 화학 부문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정제마진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