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소비자 물가 떨어지는데 외식비 오르는 이유는?
2020-02-02 채혜린 기자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1년 만에 1% 밑돌아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24(2015=100)를 기록해 1년 전 대비 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돈 것은 지난해 1월(0.8%) 이후 12개월 만이다. 상승률은 2016년 8월(0.5%) 1%대를 하회한 뒤 지난해 1월과 지난달을 제외하고 1% 이상을 유지했다. 1년 만에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석유를 비롯한 공업제품의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공업제품은 1년 전 대비 0.7%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2% 끌어내렸다. 특히, 석유류는 1년전 대비 9.7% 하락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휘발유가 12.7%로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으며, 경유 7.0%, 자동차용 LPG 9.4%의 하락률을 보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석유제품 ℓ(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345.5원, 경유 1243.9원, 등유 938.9원이다.외식비, 전체 물가 상승 견인
공업제품이 가격하락을 주도한 반면,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2.5% 상승해 전체 물가를 0.19%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산물은 5.3% 상승했지만 축산물은 1.5% 하락했다. 서비스 요금은 1.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77% 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외식비가 3.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상승을 견인했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4월(3.1%) 이후 10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밥(6.5%), 도시락(6.5%), 죽(6.4%), 치킨(5.9%)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상승한 주요 원인은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라고 진단했다.맥도날드·서브웨이, 일부 메뉴 가격 인상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맥도날드는 오는 12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인상 대상은 버거 6종, 아침 메뉴 5종, 사이드 및 디저트 5종, 음료 2종, 해피밀 5종 등 23개 메뉴다. 평균 인상률은 1.34%. 가격이 조정된 제품에 한한 평균 인상률은 2.41%다. 햄버거,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크리스피 오리엔탈 치킨버거 등이 인상 대상에 포함되며 인상폭은 대부분 100~200원이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도 1일부터 18개 샌드위치 제품 가격을 200~300원씩 인상했다. 가격이 오르는 샌드위치는 주로 30㎝ 길이의 제품이다. 이에 따라 햄 샌드위치 30㎝는 8400원에서 8600원으로, 미트볼 샌드위치 30㎝는 8700원에서 9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한 영향”이라며 “인기 메뉴와 할인 제품 가격을 유지하되, 부득이 조정이 필요한 제품에 한해 인상폭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국내 식품업계 대부 CJ제일제당, 햇반 등 주요 상품 가격 인상
국내 식품업계의 대표격인 CJ제일제당도 오는 21일부터 햇반 가격을 9%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어묵, 장류 등 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가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감내해 왔지만, 주요 원·부재료와 가공비 등이 지속 상승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소비자 부담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 자릿수 인상률로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햇반 값이 오르면서 관련 상품인 햇반컵반 가격도 평균 6.8% 인상된다. 아울러 수산물 가격 인상에 따라 어묵류도 가격이 조정됐다. 어묵은 평균 7.6%, 맛살은 평균 6.8% 인상한다. 지속적인 어획량 감소로 연육의 주 원물인 풀치 가격은 전년 대비 23% 올랐다. 또한 액젓도 멸치, 까나리 등 원재료비가 계속 올라 평균 7% 인상한다. 멸치는 2016년 kg당 622원에서 2018년 1200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장류는 고추분, 소맥분, 밀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평균 7% 오른다. 다시다는 멸치, 조개, 한우 등 원재료가 상승으로 평균 9% 인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