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울뿐인 기업의 고객 사랑..."통신사 마일리지"
2019-02-10 전민수 기자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휴대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누구에게나 쌓이는 게 통신사 마일리지이다. 마일리지는 근본적으로 현금처럼 통신비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고 멤버십 포인트로도 쓸 수 있다.
이처럼 명백히 내 돈임에도 불구하고 통신사 마일리지는 매년 때가 되면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소멸된 이동통신 3사 마일리지가 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되지 않고 조용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마일리지의 소멸이나 생성을 고지하고 있다지만 이를 확인하고 챙기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사라지는 마일리지는 회계상 각 기업의 특별이익이라는 계정으로 잡힌다. 기업 입장에서만 보면 굳이 소비자들에게 마일리지를 빨리 사용하라고 홍보할 필요가 없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히 고령층의 경우에는 마일리지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다.
기업은 이런 마일리지를 자신들이 주는 일종의 혜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소비자는 그 기업을 선택하고 이용한 대가로 마일리지를 취득한다. 제대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현금과 같은 존재다.
그런데 소비자도 모른 채 유효기간이 지났다며 사라져 버리고, 정작 사용하려 하면 통신사들마다 사용처가 한정돼 있다. 이는 항공사 마일리지의 경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해 기왕 준 마일리지를 다 쓸 수 있게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기업이 고객 사랑을 외친다면 이런 거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아직까지는 기업들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