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부터 극한직업까지...‘대박’ 뒤엔 ‘기업은행’이 있었다”

2020-02-10     서성일 기자 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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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채혜린 기자]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 이는 올해 들어 흥행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영화 ‘극한직업’에서 고반장(류승룡 분)이 주문 전화를 받으며 하는 대사이다.

9일 기준 1200만 넘어...역대 12위 관객 몰이

기해년 1월 들어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이 단순히 돌풍 수준을 넘어서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팀 경찰 5명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개봉 첫날부터 하루 평균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더니 설 연휴가 막 지난 이달 7일 급기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일 기준 1217만6019명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12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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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벌써 투자금 대비 14배 수익 ‘쾌거’

이같은 극한직업의 흥행 대박 뒤에는 투자·배급사인 CJ ENM과 함께 한 은행이 눈에 띈다. 그 주인공은 바로 IBK기업은행이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극한직업에 7억원을 직접 투자했으며,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9000만원 등 총 7억9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한직업의 순 제작비가 약 6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투자금으로,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 ENM다음으로 많은 투자 규모다. 극한직업의 손익분기점은 247만명으로, 10일 기준 이미 손익분기점의 5배가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투자자인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대박이 터뜨린 셈이다. 투자·배급사인 CJ ENM에 따르면 실제로 영화의 누적 매출액(8일 기준)은 951억 8945만원으로 제작비의 14배를 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세라면 역대 흥행순위 10권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화 투자 수익률은 계약마다 차이는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원금을 회수하고 수익도 발생한다”며 “제작비가 적어 손익분기점이 낮은 극한직업의 경우 수익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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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1·2편’도 기업은행이 투자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가 천만을 넘은 경우는 ‘극한직업’ 처음이 아니다. 2017년과 2018년 두 해 연속 한국 영화사상 최초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함께 1·2’로 이미 대박을 터트린 바 있다. 1편은 1441만명, 2편은 1227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각각 박스오피스 2위와 10위에 랭크됐다. 기업은행은 ‘신과함께’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의 손익분기점은 1편과 2편을 합쳐 1200만명이었으나, 1편에서 이미 1000만명을 크게 웃돌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신과함께’의 경우 1편과 2편을 동시 제작한 점을 감안하면 2편의 관객 동원은 고스란히 수익으로 남게 된 셈이다. 결국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였던 신과함께 2편과 올해 첫 천만 영화인 극한직업 모두 기업은행의 손길이 닿은 것이다.

영화계 ‘마이다스의 손’ 된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어느새 한국영화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극한직업과 함께 올해 설연휴 직전 개봉한 ‘말모이’도 기업은행이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말모이’의 관객수도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4일 해외 선판매분을 포함해 손익분기점인 280만명을 넘어 겹경사가 났다. 말모이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한국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우리말을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업계에는 말모이의 관객수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투자해 개봉한 영화는 총 17개 작품으로, 이 가운데 9건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투자성공률은 52.9%에 달해, 상업영화 손익분기점 달성률이 평균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수한 라인업을 보유한 제작사·배급사의 연간 라인업영화(평균 4~5 작품)에 투자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위험도 줄이고 있다”며 “지속적인 역량 강화로 투자 성공률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