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40배 커진 '새벽배송' 시장...유통업계 '전면전'

2020-02-13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지난 몇 년간 ‘마켓컬리’ 등 일부 스타트업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새벽배송’ 시장이 3년 새 40배 가량 성장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새벽배송은 사업 초기 ‘신선식품’ 등 일부 품옥을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까지 집으로 빠르게 배송해 주는 게 장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선식품에 국한되지 않고 전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과 이마트 등 기존의 유통 공룡들도 관련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히 지고 있다.
마켓컬리

스타트업이 주도했던 새벽배송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에 불을 붙인 건 식재료 온라인몰인 스타트업 ‘마켓컬리’다. 마켓컬리가 사업을 시작했던 지난 2015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억원대였으나 지난해 4000억원까지 확대되며 3년새 40배 가량 성장했다. 마켓컬리는 전날 밤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로 사업 초기 유통가에 ‘센세이션’을 바람을 일으켰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회원수는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회원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현재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마켓컬리는 광고·영화업계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지현을 앞세워 이전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실제 마켓컬리의 이용 고객이기도 한 전지현 씨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통해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쿠팡

시장 확대에 대기업들, 앞다퉈 경쟁에 가세

시간이 갈수록 새벽배송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커머스 전문기업 쿠팡과 기존의 유통공룡인 이마트, GS리테일, 현대백화점 등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한 쿠팡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미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일부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서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해 준다. 쿠팡 관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며 “앞으로 서비스 품목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순 이마트는 전날 오후 6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9시 또는 오전 7~10시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 서비스를 시작했다. GS리테일도 서울 전 지역에 간편식과 신선식품 등 5000여개 상품을 새벽시간에 배송하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새벽배송 서비스는 2018년 10월 주문 건수가 같은 해 연초보다 300% 가량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e슈퍼마켓’은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새벽배송을 한다.
출처=동원F&B

새벽배송 서비스 하지 않던 기업들도 가세

이마트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해나가자 서비스를 하지 않던 다른 대기업들도 새벽배송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동원F&B가 운영하는 식품 전문 온라인몰 ‘동원몰’도 새벽배송 서비스 ‘밴드프레시’를 론칭했다. 밴드프레시는 전날 오후 5시까지 주문한 제품에 대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다. 수도권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몰은 국내 1등 식품 전문 온라인몰로서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밴드프레시’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송파구, 강동구, 강남구를 대상으로 새벽배송을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송파, 강동, 강남 3개 구에서 시범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서울지역에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향후 경기권까지 서비스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새벽배송의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 가고 있는 가운데 고객 만족도를 한층 높여주는 새벽배송을 두고 국내 유통업계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