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국제유가는 왜 계속 내리는 걸까?

2020-02-13     전민수 기자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분위기가 한 몫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우려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셰일오일을 생산하면서 시장에 공급량을 늘려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1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장 대비 배럴당 0.6%(0.31달러) 하락한 52.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대비 0.95%(0.59달러) 하락한 61.51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 제프 게리시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측과 실무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14~15일에는 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류허 부총리와 고위급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의 협상 마감 기한이 연장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보도된 바 있으나 2월 중 예정됐던 정상회담이 무산돼 정체됐던 양국 관계가 빠르게 호전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중 협상 마감 기한이 다음달 1일로 다가왔으나 양국이 합의안 초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시장 또한 침체 분위기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생산량 증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분쟁이 국제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미국의 꾸준한 원유 생산량 확대가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실제로 최근 미국의 석유 정보제공업체 베이커휴즈는 미국 내 원유 시추공 수가 7개 증가한 854개라고 발표해 생산량 증가 우려가 다시 떠오르면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큰 흐름에서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이후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4년 국제유가 폭락 사태 이후 5년이란 시간이 경과됐지만, 현재까지 본격적인 반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에 따르면 지난 2008년만 해도 미국의 석유생산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6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은 세계 제 1위의 석유 생산국가가 됐으며, 석유 순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 생산 곡선이 어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의해 급격히 꺾이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