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자리 상황판’ 호황은 언제쯤 오나
2020-02-14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올해 첫 고용동향이 발표된 가운데 언론들은 19년 만에 최악의 고용 참사라면서 앞다퉈 보도했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 까지 설치해가며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표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2623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취업자 수는 재작년 30만명 수준의 증가에서 지난해 10만명 정도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 15만명 증가를 목표로 했는데, 첫 달부터 암담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연히 실업자 증가와 실업률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실업자는 20만명 이상 급격히 늘면서 122만4000명에 달해 2000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1월 기준)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4.5%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1월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노인일자리사업 조기실시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해명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고용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모습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대와 40대의 고용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경제 버팀목들의 실업이 늘어나는 것은 가계를 불안하게 하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악재다.
이번 통계청 발표에서 20대 청년층의 실업률이 소폭 떨어졌다는 긍정적 지표도 나왔지만 허리층 붕괴의 충격을 상쇄하지는 못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일자리 사정 악화가 ‘엄중한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일자리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민간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별 경쟁력 제고방안과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현 정부 초반 정부가 다짐했던 일자리 정책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해를 넘겨서도 성장과 일자리 지표 모두 역주행하고 있다. 언제쯤 청와대에 설치된 ‘일자리 상환판’의 호황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