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다급한 롯데, 왜 캐피탈 매각을 보류했나
2020-02-18 서성일 기자
롯데캐피탈 매각 일정, 비교적 ‘여유’
1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의 매각 보류를 선언했다. 다만,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매각을 위한 적정인수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드나 손보사와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하지 않은 롯데캐피탈의 일정이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려진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상대적으로 매각이 쉬운 롯데카드와 손해보험의 매각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도 롯데캐피탈 매각 보류의 배경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손보보다 롯데캐피탈을 시장에 매물로 늦게 내놨다. 예비입찰 일정도 지난달 30일 마무리 지은 카드·손보와 달리 이달 12일 진행됐다.금융 3사 매각 동시 진행...‘인력 부족’
이와 함께 롯데그룹이 금융 3사의 매각을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인력 등이 부족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캐피탈 매각 보류에 대해 “카드와 손보 매각에 집중하기 위해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롯데캐피탈 매각 흥행 자신감도 한 몫
이와 함께 롯데캐피탈 매각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일정을 잠시 미뤄둘 수 있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롯데캐피탈은 금융 3사 매각 과정에서 가장 흥행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해 인수후보자 7~8곳 가량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캐피탈은 매년 1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이 7조5089억원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055억원, 2017년 1175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959억원을 기록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롯데캐피탈 지분을 오는 10월까지는 처분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