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 시장 단골손님 ‘MBK파트너스’
2020-02-19 윤인주 기자
롯데 금융계열 3사·넥슨 등 인수전 참여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손해보험·캐피탈 등 롯데그룹 금융 계열 3개 회사 인수전에 참여한 데 이어서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 인수전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금융 계열사 3곳에 대해 개별 매각으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지만, MBK파트너스는 통째로 인수하는 패키지 방식 거래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인수 주요 후보로 거론됐던 신한 등 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MBK파트너스는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최대 게임회사 넥슨 인수전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넥슨의 경우 기업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단독인수는 어렵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의 경우 넷마블·텐센트와 손을 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MBK파트너스는 어떤 기업?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사모펀드 운용사다. 글로벌 PEF업계 전문지인 프라이빗에쿼티인터내셔널(PEI)이 최근 선정한 ‘세계 300대 사모펀드(PEI 300)’에 26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PEI 300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5년간 총 109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두 달 만에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4호 펀드를 조성해 아시아 사모펀드 역사상 최단 시간 내에 자금 모집을 완료하기도 했다.오렌지라이프·코웨이 엑시트 성공에 투자경쟁력 입증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내 M&A 시장에서 주요 대형 딜로 꼽히는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매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며 국내 1위 PEF(사모펀드) 운용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두 건의 초대형 M&A로 국내 PE 시장에서 MBK파트너스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MBK파트너스는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 국내에선 엑시트 성과가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 양사의 매각으로 MBK파트너스가 벌어들인 수익은 4조원에 가깝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2013년 1조8400억원에 인수해 지난해 9월 신한금융지주에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오렌지라이프를 상장하면서 지분 약 40%를 매각해 1조1000억원, 배당으로 약 6139억원을 회수했다. 이번 투자금 회수로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에도 수혜가 돌아갔다. 일본과 중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조단위 수익을 남기는 M&A로 PE 시장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실적 악화에도 ‘고배당’ 논란은 숙제
“실적은 저조한데 고배당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MBK파트너스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특히, 과거 코웨이의 고배당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코웨이의 2016년 실적을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은 2.6%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9%, 29.1% 급감했다. 니켈 검출로 인해 해당 정수기 제품이 폐기되고 구매자에 대한 보상 등의 각종 조치가 손익으로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코웨이는 전년 대비 14.3% 증가한 주당 32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금배당 총액은 2347억원으로 같은 해 벌어들인 순익 2436억원의 96.3%에 달한다. 당시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인수 당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 때문에 고배당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9월 이미 신한금융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며 엑시트에 성공한 오렌지라이프의 경우에도 마친가지다. 오렌지라이프는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8%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인 68.5%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