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號 ‘e커머스 신세계’...‘SSG.COM’ 3월 출격

올해 총매출 3조1천억원 전망,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 목표

2020-02-26     채혜린 기자
신세계그룹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있을 겁니다.” 지난 2017년 8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했던 말이다. 시장은 술렁였다. 신세계가 특정 온라인쇼핑몰을 인수합병(M&A)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당시 정 부회장이 말했던 ‘깜짝 놀랄 발표’는 5개월이 지나서야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해 1월 26일 신세계는 글로벌 투자운용사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 온라인 전담 통합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받은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한 뒤 e커머스(온라인쇼핑) 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신설법인 ‘SSG.COM’ 설립, 이마트 온라인부문 최우정 부사장이 대표 맡아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법인이 오는 3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법인명은 에스에스지닷컴, 대표이사는 이마트 온라인부문 부사장 출신인 최우정 대표가 맡는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가지고 있지만 온라인 부문에선 네이버와 기존 e커머스에 밀려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신세계가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해 온라인 신설법인을 국내 ‘원톱’의 온라인쇼핑 업체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현실화 된 셈이다. 온라인 부문 강화는 정 부회장의 오랜 철학이었다. 정 부회장은 기존 백화점식 유통업의 구조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은 더욱 화려하고 재밌게, 온라인은 더욱 쉽게 꾸며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임직원들에게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쇼핑몰과 온라인몰이 그룹의 양대 성장 동력”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와 관련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쇼핑몰은 경기 하남과 고양의 스타필드로, 온라인몰은 ‘SSG.COM’ 단독 신설 법인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법인 설립과 함께 회사의 얼굴격인 CI, ‘SSG.COM corp.’도 첫 선을 보인다. 기존 SSG.COM의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전문기업이라는 인식도를 높여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SG.COM

올해 총매출 3조1천억원 전망,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 목표

신세계그룹은 ‘SSG.COM’ 출범과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조1천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보다 29.1% 높은 수치다. 지난 2014년 1조원, 2017년에 2조원을 돌파하며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해 온 ‘SSG.COM’은 성장의 고삐를 더욱 당겨 오는 2023년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를 위해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당일배송 및 3시간 단위 예약배송을 시행 중이나,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배송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온라인 전용 센터 구축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보정(NE.O 001), 김포(NE.O 002) 온라인센터에 이어 김포 지역에 추가로 최첨단 온라인센터(NE.O 003)를 건설하고 있고, 공정률 70%로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이다.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에 있는 P.P(Picking&Packing)센터도 배송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전체 배송처리물량이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SG.COM

4백만개에 이르는 상품·콘텐츠...성장 원동력

또한 이마트에서 백화점까지 아우르는 4백만개에 이르는 상품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성장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검증된 이마트의 신선식품과 PL상품(피코크, 노브랜드 등), 신세계의 프리미엄 패션(명품브랜드)관련 상품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쓱톡(대화형 메신저), 2018년에는 쓱렌즈(상품 찾기), CS봇(AI 고객응대)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IT 역량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최우정 SSG.COM 대표는 “에스에스지닷컴이 정식 출범함에 따라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의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온라인에서도 공유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온·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LINKER(링커)’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