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CGV베트남, 또 IPO 철회한 이유는?
2020-02-27 윤인주 기자
유효기간까지 증권신고서 제출하지 않을 것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GV베트남은 연내 IPO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CGV 베트남는 지난해 11월 수요예측 흥행 참패로 공모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IPO 공모에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적으로 모든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예심 통과시점부터 6개월 안에 자유롭게 IPO에 나설 수 있다. 중간에 공모를 철회한 기업도 별도의 심사 없이 증권신고서만 새로 제출하면 공모에 다시 나설 수 있다. CGV베트남은 지난해 9월 14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오는 다음달 14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상장 승인 효력이 유효한 상태다. CJ CGV 관계자는 “CGV 베트남은 현재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유효 기간까지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IPO 중단한 이유는?
CGV베트남의 IPO 중단 이유에 대해 IB업계는 지난해 베트남 내에서 AFF 스즈키컵 우승 등으로 축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화 수요가 부진하고 사업확장에 따른 비용이 높아진 점을 꼽는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CGV베트남은 지난해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액 749억원, 영업이익 74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기 순이익을 연 환산해 단순 계산하면 PER(주가수익비율) 28.6~35배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당시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올해 비슷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반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내 영화 상영업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베트남 축구 열풍으로 수요가 부진해 순이익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공모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도 한 몫
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CGV 베트남은 IPO를 통해 약 1000억원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다. 모회사인 CJ CGV의 재무개선 자금이 필요한 데다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금 마련도 시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공모주 투심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쉽게 공모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회사 CJ CGV가 영구채 발행(1500억원)과 자산매각(2100억원)으로 재무개선에 나서면서 공모 규모를 축소해 IPO에 나설 수는 있었다. 그러나 홈플러스 리츠 등 조단위의 공모 딜들이 상반기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기관 투자금을 두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연초 기관 물량(투자 여력)이 충분한 상태지만 흥행에 부담을 느꼈단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IPO에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공모물량을 줄이고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것은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CGV베트남도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