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무산’ 북미 정상회담...증권업계 “당황하지 않겠다”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듯
2020-03-01 윤인주 기자
코스피 지수, 2200선 밑으로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76%(39.35) 하락한 2195.44로 장을 마감하며 2200선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장 종료를 30분 가량 앞두고 코스피 지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삐걱거린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전날 대비 2.78% 하락해 731선까지 급락했다. 이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각각 3.53%, 5.02%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했던 남북 경협주 역시 매물이 쏟아졌다. 금강산 관광 사업 주도사인 현대아산의 지분을 약 70% 보유한 현대엘리베이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18.55% 떨어졌다. 일본·중국·홍콩·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주요 주가지수도 이날 일제히 소폭 하락했다. 반면, 방위산업주로 꼽히는 주식들은 오전 내내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다가 장 막판에 25% 넘게 급등했다.‘노딜’ 영향으로 시장 방향은 바뀌지는 않을 것
‘실패하는 정상회담은 없다’는 속설을 그대로 믿고 무난한 결과를 기대했던 남북경협을 비롯해 향후 투자 전략 등을 담은 보고서를 준비했던 일부 증권사들은 허탈감 속에서 발간 계획을 전면 취소해야 했다. 하지만 일단 시장은 침착함을 되찾고 북미 정삼회담의 성과없는 ‘합의무산'에 대한 원인 및 영향 등을 분석하기에 바빠졌다. 삼성증권은 이번 문제의 핵심은 가역성과 불가역성의 충돌로 판단하면서 딜에서 미국이 줄 수 있는 것은 가역적, 북한의 것은 불가역적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줄 수 있는 것(대북 제재 해제)을 많이 안 주니까 북한이 많이 못 나가겠다고 한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시간은 트럼프의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 연구원은 “이번 합의무산이 시장에 미칠 지정학적 이슈는 시장에 비대칭적”이라며 “이번 사건 때문에 시장의 큰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미 합의무산에 의한 국내 증시 조정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피로감이 있는 상태에서 지수 상승을 견인한 모멘텀 가운데 하나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한 상황으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감안할 때 양국 간 대화 창구가 여전히 열려있고,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진전되며 관련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