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00살 넘은 장수 기업은?
2020-03-02 채혜린 기자
국내 100년 넘는 장수기업은 10곳 불과
재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에서 창업 100년이 넘은 기업은 두산·동화약품·신한은행(舊 조흥은행)·우리은행(舊 상업은행)·몽고식품·광장·보진재·성창기업지주·KR모터스·경방 등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국내 최장수 기업 ‘두산’
올해로 123살이 된 두산그룹이 국내 최장수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은 지난 1896년 서울 종로에서 박승직 상점으로 창업됐다. 박승직 상점은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판매했다. 이전까지 여성들은 대부분 분꽃의 열매나 쌀가루로 백분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이후 1946년 박승직의 장남 박두병이 ‘한 말 한 말 쌓아 산을 이룬다’는 뜻의 두산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운수업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다. 기술소재 사업 뿐만 아니라 정보유통사업, 생활문화사업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118살 된 독립운동 지원기업 ‘동화약품’
가스활명수와 부채표 상표로 잘 알려진 동화약품은 지난 1897년 현재의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민강 선생이 세운 동화약품이 시초이다. ‘활명수’는 100여년 전 민강의 아버지인 민병호 궁중 선전관이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만든 국내 최초 양약이었다. 지난 1996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조회사 및 제약회사, 가장 오래된 등록상표 부채표, 최장수 의약품 활명수가 기네스북 4개 부분에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독립운동을 지원한 기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919년 3.1운동 직후 체계화된 독립운동을 위해 상해에 세워진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국내 간 비밀연락망인 ‘서울연통부’를 운영하고, 활명수를 판 자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당시 동화약방(현재 동화약품) 사장인 민강 선생은 국내외 연락을 담당하고 독립자금을 조달해 임시정부에 전달했다. 그는 1909년경 비밀결사대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나서기도 했다.118년 역사의 신한은행, 116년 된 우리은행
신한은행의 전신은 1897년 2월에 설립된 한성은행이다. 이후 1943년 한성은행과 동일은행을 합병해 조흥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1982년 재일동포로 설립된 신한은행은 2006년 상장폐지된 조흥은행을 합병해 현재의 상호를 유지하게 된다. 2014년 기준 국내 896개, 해외 19개 등 총 915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로 116살이 된다. 우리은행의 전신은 1899년 1월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다. 당시 고종 황제의 지원 아래 1899년 5월 인천에 첫 지점을 개설하게 된다. 이후 1911년 조선상업은행으로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66년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일본 도쿄에 지점을 개설했다. 2014년 6월 기준 우리은행의 국내 지점은 874개, 11개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이 외에도 몽고식품 등 6곳 더 있지만...
이 외에도 몽고간장으로 잘 알려진 몽고식품은 1905년 문을 열었다.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 상가 임대업체인 광장은 1911년 출범해 108년을 이어왔다. 인쇄 출판업체인 보진재는 1912년, 목재가구 업종인 성창기업이 1916년 출범해 103년을 이어왔으며, 오토바이 제조업체 KR모터스는 1917년, 면 방직업체인 경방은 1919년 창업해서 올해가 100년이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옆나라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200년 이상 되는 초장수 업체가 수천 개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는 근대 기업의 출발이 늦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업 수명이 너무 짧아 아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