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한반도 운명의 4월 날 밝았다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북러정상회담까지 대북특사 파견 가능성 그 어느 때보다 높아 트럼프 결단에 따라 향후 비핵화 협상 운명 바뀌어
2020-04-01 이정우 기자
가까워지고 있는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은 어떻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실무진은 의제 조율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한미장관회담을 열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한 한미간의 공조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강 장관은 “북미 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제일 관건이라는 점에 대해 서로 상황 인식이 같다”고 말하면서 한미 간의 공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제시할 ‘북미 협상 중재안’에 대해 미리 의견을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의제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워싱턴에 가서 상대방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 역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 문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바라는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길을 찾겠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대북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짐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우선 설득한 후, 의견 조율된 내용으로 다시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기본적인 플랜인 것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에 문 대통령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러시아 방문 가능성 높은 김정은, 핵심은 미국의 태도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함으로써 북러정상회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9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방문을 하는 이유는 북미 간의 대화가 교착점에 빠지면서 그 중재자 역할을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아닌 러시아에게 맡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이 오는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은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 하루 전이기 때문에 그 정치적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국 결심은 김 위원장이 아닌 트러프 대통령이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은 ‘선(先) 완전한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라는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의 ‘빅딜’을 이야기했다. 북한이 스몰딜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스몰딜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결국 우리 정부의 비핵화 방식과 미국의 비핵화 방식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과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빅딜이 아닌 스몰딜로 가닥을 잡을 수 있을지과 관건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운명의 4월이 밝았다. 하지만 희망적인 4월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