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脫석유 외치는 사우디, 우리나라 ‘주목’ 이유는
탈석유 외친 사우디, 실패한 그 이유는 우리나라 주목한 사우디, 우리도 주목 경제성장의 롤모델 우리나라는 과연
2020-04-03 이성민 기자
우리나라와 손잡는 사우디아라비아, 탈석유화 절실
사우디아라비아가 탈석유화를 외치면서 우리나라와 손을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성윤모 장관과 방한 중인 알-투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이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2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비전 2030’은 사업을 다각화해서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청사진이다. 이에 롤모델 국가로 우리나라를 선택했다. 양국은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해 제조·에너지, 디지털·스마트인프라, 역량강화, 보건·생명과학, 중소기업·투자 등 5대 분야 40여개 협력 과제를 추진한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사우디 표준청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에너지 효율 기자재 시험인증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오는 4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사우디전략개발센터(CSD)와 정책자문 등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협력 이행을 전담할 비전오피스를 서울에 개소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손을 잡은 이유는 탈석유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난해 전세계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기업으로 꼽힌다.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1천110억달러(약 126조원)에 해당한다. 미국 애플이 595억 3천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수치다. 다만 국제신용평가사는 아람코의 신용등급을 다른 석유화학기업보다 낮게 책정했다. 더욱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예산은 아람코의 로열티와 세금, 배당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아람코가 무너지게 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도 무너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탈석유화를 외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베네수엘라가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탈석유 산업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문제로 아직 미국과 부딪히지 않고 있지만 나중에 부딪히게 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석유생산 위주에서 탈피한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탈석유화 추진하고 있지만 부작용은 속출하고
빈살만 왕세자는 2016년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면서 ‘비전 2030’ 개혁안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비석유 부문 국가 수입을 3배로 늘리고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민간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민간 부문에서 1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2020년까지 실업률을 한 자리 숫자로 낮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왕실의 재정적자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해 부족분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던 것이 국민과 기업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선 휘발유 가격은 2배, 전기요금은 최대 3배 가량 올렸다. 더욱이 지난해 5% 세율의 부가가치세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자국민 우대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 노동자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비전 2030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고속성장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매장량이 2천638억배럴로 세계 2위의 풍부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원유 시추비용도 저렴하다. 더불어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갖춰져 있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사우디의 석유화학 사업은 국내 정유사의 고부가가치 파라자일렌(PX) 생산을 통한 적극적인 석유화학산업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한 전략으로 생각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