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4.3 보궐선거,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창원성산, 여영국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 통영·고성, 보수텃밭 확인...자유한국당 승리 정계개편 불가피, 바른미래당의 운명은 어디로
2020-04-04 이정우 기자
단일화 효과·보수 텃밭 확인한 선거
창원 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이 됐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누린 선거였다. 만약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면 창원 성산을 자유한국당에게 빼앗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창원 성산이 전통적으로 노동자 텃밭이라는 점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신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이나 모두 여 후보의 당선에 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범여권은 패배를 했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후보 단일화 효과는 상당히 크다. 이런 이유로 내년 총선이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 치러진다면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가 수도권과 경남 일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단일화는 범야권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 성산에서 뼈 아픈 패배를 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내년 총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거나 아예 보수대연합을 구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외쳤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최소한 바른정당 출신과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보수대통합 목소리를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영·고성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통적인 보수텃밭의 자존심을 지켰다. 자유한국당은 내년 총선에서 보수텃밭을 지키기 위해 경남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선거를 들여다보면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통영과 농촌으로 이뤄진 고성의 표심이 다소 달랐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어떤 식으로 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전통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시 지역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기에 내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에 따른 선거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측된다.여야 모두에게 고민을 안겨준 선거,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고민을 안겨준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을 늘리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면서 치면치레를 했다. 만약 여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부동산 투기 논란, 장관 후보자 2명 낙마 등으로 인해 모두 패배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창원 성산에서 그나마 여 후보가 당선되면서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특히 경남에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다만 자유한국당 역시 내년 총선 경남에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줬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세워지면서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지만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 통영·고성이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황 대표가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른미래당이 당분간 혼동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가 창원 성산에서 상주하면서 선거운동을 펼쳤지만 3%대 득표율에 그치면서 두 자리 숫자의 득표에 실패했다.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의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바른미래당이 분당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이 둘로 쪼개진다면 보수대통합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노회찬 전 의원의 자살로 인해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졌는데 여 후보가 당선이 되면서 이제 다시 자격을 얻게 됐다. 따라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다시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관계자는 “앞으로 정국은 기존의 정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