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남양유업 “황하나와 무관” 외친 애타는 속내

남양유업, 1차에 이어 2차 입장 발표 황하나로 인해 남양유업의 속은 끓어 오너리스크 방지법에도 빠져나가고

2020-04-09     채혜린 기자
필로폰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남양유업의 외침은 절실함을 넘어 절규에 가까웠다. 남양유업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에 대해 “황하나씨와 일가족은 실제 남양유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강력하게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일 공식 입장을 낸데 이어 9일 ‘남양유업 2차 입장표명’을 냈다. 그만큼 남양유업은 절박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1차에 이어 2차에도 황하나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창업주 외손녀라는 이유만으로 남양유업 회사명이 황하나씨와 같이 언급되어 관련 종사자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정보 등으로 임직원과 대리점주, 낙농가, 판매처, 자사 제품을 선택해주신 고객님들께 불안감과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일생을 낙농 발전을 위해 살다 가신 창업주 명예 또한 실추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언론을 향해서는 “황하나씨 개인의 일탈행위가 법인인 회사와 관련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남양유업 회사명 언급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애타는 대리점주들, 그 피해에 하소연할 길 없어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6년전 영업사원의 폭언 등 갑질논란으로 인해 남양유업 불매운동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하나씨의 사건으로 인해 또 다시 불똥이 튄 것이다. 대리점주들은 남양유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황하나씨 때문에 자신들이 왜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소연을 하고 있다. 단지 창업주 외손녀라는 이유로 언론에서는 ‘황하나씨’가 아니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라는 타이틀이 붙어진 것이다. 대리점주들이나 가맹점주들은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폐점을 해야 할 정도로 그 피해가 막심하다. 이에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오너리스크 방지법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10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마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주먹판 프랜차이즈 업체 ‘봉구스밥버거’ 대표 오세린씨를 상대로 가맹점주들이 낸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 이유는 경제적 손해조차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손해를 가맹점주들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매출하락으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가맹점주들이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오너 가족리스크로 몸살 앓고 있는 기업들

그나마 오너리스크 방지법은 프랜차이즈업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남양유업 대리점들에게는 적용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황하나씨가 남양유업 대리점들의 매출 하락으로 직접 연결됐다는 입증 책임을 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남양유업 대리점과 본사의 관계는 프랜차이즈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적용되기 힘들다. 더욱이 황하나씨는 오너도 아니고 창업주 외손녀라는 점에서 오너리스크 방지법에 적용되지도 못한다. 최근에 오너 가족리스크로 인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기업이 남양유업 이외에 장수막걸리도 있다. 가수 로이킴이 정준영 단체 채티방 멤버로 연루되면서 장수막걸리에 불똥이 튀었다. 로이킴 아버지인 김홍택 전 서울장수 회장이 2014년 회장직에 물러나면서 로이킴에게 2% 안팎의 지분을 물려줬다. 이에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장수막걸리 측은 로이킴과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불매운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결국 프랜차이즈업계와는 달리 대리점 관계는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하는 상황이다. 언론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라고 보도를 해도 대리점주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대리점주들의 애타는 속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대리점 오너리스크 방지법도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